대기업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은행 뿔났다
대기업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은행 뿔났다
  • 김명봉 기자
  • 승인 2011.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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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대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며 대기업 위주 대출 관행이 바뀌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대출 자제와 구조조정 평가 강화 등의 움직임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번 주부터 금융권 신용 공여액 500억 원 이상 대기업 2천여 개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신용위험평가에서 대기업 계열사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또한 대기업 계열사 신용위험평가 때 작년까지 모기업이 `지원 각서'만 제출해도 가점을 줬으나 올해는 구체적인 `지원 계획서'를 내지 않으면 가점을 주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주채권은행들은 조만간 실시하는 37개 주채무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한솔그룹(한솔건설), 효성그룹(진흥기업), LIG그룹(LIG건설) 등 대기업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 행태에 뒤통수를 맞은 금융권이 뒤늦게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금융권에 불신을 불러일으킨 대기업의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도 신규 대출을 해주지 않거나 만기 대출 회수, 담보 없는 신용대출 중단 등을 취하기로 했다.
금융권은 작년 말 부실 계열사인 한솔건설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솔그룹의 금융권 신용공여액d을 2010년말 1조4천800억원대에서 1조2천억원대(3월말 기준)로 줄어들었다.
A은행은 "과거에는 모 기업의 후광을 생각해 계열사에 대해서는 개별 재무상황을 보지 않고 대출을 해줬다"며 "최근 대기업들이 부실 계열사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않고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대기업의 부실기업 외에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도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해 신규 대출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금융 전담역(RM)들한테 대주주의 직.간접적 지원을 절대 기대하지 마라, 믿을 수 없다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과거에는 기업에 여신을 제공하기 전에 `해당 기업은 대주주가 대기업이므로 믿어도 된다'는 언질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반응도 마찬가지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건전한 계열사 중에서도 조금이라도 부실 징후가 포착된 곳에 대해서는 담보가 없는 신용 대출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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