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VS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자존심 대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VS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자존심 대결'
  • 허정철 기자
  • 승인 2011.0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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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3D TV 감정싸움 이전투구 양상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기 다른 3D TV 구동방식을 두고 상호 비방전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고,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이들은 양 그룹을 대표하는 오너들이다.  삼성과 LG는 오너경영인의 자존심을 내건 싸움이라는 점에서  상호 비방전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삼성과 LG의 싸움의 시작은 기술적인 논쟁이었다. 급기야는 서로 막말까지 오가는 소모적인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3D TV 비교 시연회를 열고 셔터안경식이 편광안경식 보다 우수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 전무는 "다들 편광안경식을 두고 '노(no)'라고 하는데 갑자기 올해부터 혼자 '예스(yes)'라고 하고, 또 그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다"며 "어찌보면 같은 엔지니어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무는 '편광안경식 3D TV의 경우 수직 해상도가 절반이 된다'라고 쓴 LG전자 최모 상무의 논문을 보여주며 "세상 어디에도 편광안경식 3D TV가 풀HD를 구현한다는 논문이 없다"고 강조했다. 편광안경식의 경우 모든 논문에 '풀HD의 절반'이라고 표현해왔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9일 반박자료를 내면서 "이성을 잃은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대해 "기존 논문은 일반적인 편광안경식에 대해 언급한 것이지 FPR(필름패턴 편광안경식)에 대해 설명한 것이 아니다"라며 "예전 논문을 가지고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이성을 잃은 태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적한 편광안경식의 화질, 시야각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LG전자는 "과거 논문은 편광안경식 자체만을 전통적인 단안 관점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FPR에대해 언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FPR은 화질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각각 1/120초의 시차를 두고 1080 해상도를 구현하는 기술로 각각의 눈에 보이는 해상도는 1080"이라며 "삼성전자는 오래된 지식을 기준으로 폄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셔터안경식은 머리를 90도로 돌리면 영상 자체를 볼 수 없는 반면 FPR은 90도로 돌리면 입체감이 크게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약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상 자체가 나오지 않는 셔터안경식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필름을 붙여 2D 화질을 저하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FPR에 적용된 필름은 광학필름의 일종으로 이미 널리 사용하고 있다"며 "2D 화질을 저하시키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2D→3D 변환기능의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새로운 알고리즘과 칩을 개발해 올해부터 실제 3D 영상에 가까운 화질을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10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직접 나설 비교 시연회 역시 감정섞인 막말이 쏟아질 것임을 짐작케 한다. 이전투구 양상은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 정도로 흘러가자 이 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건강한 기술논쟁이라면 구매에 참고할 수 있는 유익한 것이지만,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진흙탕 싸움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많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올해는 스마트TV에 대한 논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기치 못하게 3D TV 논쟁이 불을 뿜고 있다"며 "아직 진정한 3D TV 시대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긴 하다. 삼성과 LG를 대표하는 오너 경영인끼리의 자존심 대결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전투구 양상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라고 말했다.

다음의 한 카페에서 19일 실시할 예정인 비교 시연회도 관심을 끈다. 이날 시연회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참여없이 카페에서 자체적으로 진행, 어느정도 객관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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