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접대부 한 통속 ‘비밀요정’ 성행
마담·접대부 한 통속 ‘비밀요정’ 성행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1.0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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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 유흥가 기습단속 후폭풍

 - 고급 콘도·아파트 빌려 단골만 특별대우

- 성매매부터 마약공급까지 별천지 서비스

- 무비자 특수에 국내 ‘텐프로’ 미국행 러시


 

LA 한인타운 내 암약하던 이른바 ‘비밀요정’이 유흥가 기습단속을 맞아 실체를 드러냈다.

지난달 유흥가 일제 기습단속이 이뤄지면서 무비자 제도를 이용하거나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입국했던 접대부들이 줄줄이 퇴출 위기에 놓이면서 또 다른 ‘퇴폐영업’이 판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일부 접대부들이 집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등 불법영업이 성행하면서 LA 한인타운 전체가 멍들고 있다.

업소에서 자취를 감춘 여성들은 평소 관리해온 단골 고객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해 비밀리에 성매매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기습단속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이들을 고용한 업주들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단속으로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긴 것은 물론, 접대부들에게 지급한 거액의 선불금(일명 마이킹)을 떼일 지경에 놓여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습단속으로 드러난 LA 한인타운 내 비밀요정의 실체와 그 후폭풍을 추적했다.


 

지난 6일 오전 8시 경 본지 취재팀에 한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이 절규하듯 남편의 간밤 행적을 전했다. 평소 사업관계로 술자리가 잦았던 여인의 남편이 평소 호감을 가졌던 룸살롱 접대부로부터 ‘저녁을 사달라’는 유혹에 넘어갔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충격적이라는 것.

접대부와 베버리힐스 최고급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저녁식사를 한 여인의 남편이 그녀의 숙소에 갔는데 그 자리에 평소 알고 지내던 마담과 또 다른 아가씨가 있어 밤새 음주가무를 즐기다 외박까지 했다는 얘기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일행이 술을 마시는 도중에도 계속 다른 손님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마담은 그때마다 접대부들을 수소문해 연결해주는 식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마담은 접대부의 숙소를 ‘룸’삼아 호객행위를 했던 것이다.


 

술·섹스·마약 ‘원스톱’

이 같은 불법영업이 LA에서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그 퇴폐 정도가 상식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 일반 가정집에서까지 단속을 피해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불과 수년전만 해도 외곽지대에로 비밀리에 영업 하던 이른바 ‘비밀요정’들이 최근 LA한인타운에 상륙했다. 바로 일반 아파트에서 단골 고객들을 불러 퇴폐영업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비밀요정을 찾는 고객들은 주로 한인타운에서 재력가에 속하는 30~40대 초반의 젊은 사업가들이다. 업주들은 이들을 상대로 LA 다운태운 내 호화 콘도 등을 빌려 무허가 영업전선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일제단속 이후 사정이 궁핍해진 룸살롱 업주들과 접대부들도 한 몫하고 있다. 이들이 그 간의 면식을 바탕으로 호객행위를 하며 밀실 영업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수법이 상당히 지능적이어서 당국도 단속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민세관국, 주류통제국 ABC, LAPD 등 당국의 영향권을 피하는 이들의 영업 수완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과거에는 팁을 빼고 1인당 1000달러 정도를 내야 즐길 수 있었던 서비스가 최근에는 철저한 예약제를 통해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고 경험자들은 귀띔했다.

특히 고객들을 상대로 성매매는 물론이고 마약까지 공급하고 있다는 첩보가 접수돼 충격은 더욱 크다.


 

LA 내 비밀요정 약 20곳 성업

계속된 당국의 초강경 단속 탓에 최근 한인타운 내 유흥가는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다. 업계에서 잘 나간다고 소문난 마담과 접대부들이 속속 자취를 감추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그나마 영업을 하는 곳도 있지만 이마저도 접대부 고용이 어려워 장사가 될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업주 K씨는 “요즘 아가씨들이 출근을 기피해 영주권이나 합법적인 신분을 가진 아가씨들만 고르다보니 손님이 오면 겁이날 정도로 영업이 어렵다”며 한숨을 토했다. 그는 또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되는 단속에 아예 영업을 접고 적당한 임자가 나타나면 가게를 넘길 생각까지 하고 있다”는 하소연도 덧붙였다.

다른 업주들도 “더 이상 장사를 한다는 게 의미가 없는 일”이라며 “계속되는 단속이 불안해 심장마비라도 걸릴 것 같다”는 심정을 표했다. 이런 불안감이 계속되자 타운에서 유명세를 떨치던 마담들은 한국에서 무비자로 입국한 일명 ‘텐프로’급 아가씨들을 고용해 주택가에 암약하고 있다.

이들은 숙소를 임대해 단골 고객들과 골프 라운딩 등 데이트를 즐기며 불법 성매매로 매상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정보를 파악한 당국은 현재 극비리에 실태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무허가 비밀요정은 LA지역에 3~4개, 노스릿지 5개, 얼마인과 오렌지카운티 부근에 3~4개 등 10여곳 이상이 성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입소문을 탄 업소들이라는 점에서 숨어서 비밀영업을 하는 곳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비밀요정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그간 막대한 임대료와 인건비 계속되는 단속을 피해 비웃기라도 하듯 주택가에서 매상을 올리고 있다. 섹스와 술, 마약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이른바 ‘원-스톱(One-stop) 비밀요정’의 출현에 커뮤니티 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선데이저널 - 조현철 기자 / 정리 - 이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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