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주의 양면성 "승진이냐? 퇴출이냐?"
삼성 성과주의 양면성 "승진이냐? 퇴출이냐?"
  • 김노향 기자
  • 승인 2011.0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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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내면 초고속 승진, 아니면 퇴출되는 인사 방식과 철저한 성과 중심의 인재 경영을 펼치면서 세계적 기업이 된 삼성. 금융·외환 위기를 지나는 동안에도 삼성은 최고의 영업이익과 해외 진출을 확장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처럼 '성과와 능력주의'는 삼성 신화를 지탱해온 혁신적 경영 방식이지만, 잊을만하면 터지는 직장 내 스트레스와 심각한 우울증은 과연 성과주의가 최선책인가 라는 의문도 들게 한다.

국내외 기업들이 본받아도 좋을 역할모델이란 평가와 함께 관리의 무책임, 지나친 경쟁의 폐해 또한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삼성은 수조원의 직원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관심과 부러움을 받았는데, 그 성과 때문에 병들고 있는 일부에서의 모습을 보면 결국 제도의 양면성이 아닌가.

비슷한 시기 지방 사업장에서 있었던 20대 두 직원의 자살을 비롯해 작년 이맘 때엔 삼성전자 부사장의 자살이 재계에 큰 충격을 줬다. 두 사례 모두 직장 내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샀다.

이러한 문제들이 하나 씩 터질 때마다 회사 차원에서는 스트레스 특별 관리·상담 등 해결책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을 떠나서 외부적인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한 일시적 조치란 비난도 피하지 못했다.

최고의 연봉과 함께 젊은이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최고의 직장으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 기업이라고 해서 이러한 내부적 문제들을 간과하는 건 곪은 곳을 완전히 도려내는 게 아니라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실적이 부진해 승진을 하지 못하면 가차없이 퇴출 대상이니 어떻게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할 일이 없어도 회사에 남아있게 된다"며 "팀 위주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경쟁 상대인 삭막한 분위기에 숨이 막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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