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도 부는 종편 바람
주식시장에도 부는 종편 바람
  • 김노향 기자
  • 승인 2011.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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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비롯한 미디어 피해
드라마제작사·광고사 대박

▲ ⓒ사진=한국증권신문
5개의 종합편성과 보도전문 신규 채널사용사업자(PP)가 선정되자 미디어 시장은 물론 국내 증시에도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언론의 다양성 면에서 바라보면 긍정적이지만, 미디어 산업의 빈부 격차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변화는 방송광고 시장의 확대인데,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면서 광고대행사와 콘텐츠 제작 업체들의 외형적 확장이 기대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과연 종편 사업자의 선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지난해 매경 베스트애널리스트를 두 번 수상한 신영증권 한승호 애널리스트(사진)는 “대형 광고회사와 드라마 제작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는 반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주들은 오히려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작년 말 방송통신위원회가 5곳의 종편 사업자들을 선정한 직후, 이달 중순 쯤 신영증권 본사에서 만난 한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종편 선정을 크게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종편 관련주들에 대해선 “단기적인 수익성을 곧바로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성은 분명 보장돼 있으며,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할 다툼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단점은 종편 사업자들이 성공적인 유료방송 시장으로의 진입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종편 관련주 정리

방송 콘텐츠 시장은 외주 제작 기준으로 현재 4676억원 규모인데, 향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내 경쟁은 심화되겠지만,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중소형 제작사들의 수익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콘텐츠 생산 업체인 드라마 제작사들은 중소형주 중심으로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드라마 제작사는 삼화네트웍스, 초록뱀, 예당, 오미디어홀딩스 등이 있고, 엔터테인먼트사는 에스엠, IHQ, 제이튠엔터, 엠넷미디어 등이 있는데,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앞서 말한대로 가장 큰 수혜는 대형 광고회사들이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과 GⅡR인데, 수요가 많아지더라도 중소형 광고회사들까지 수혜를 입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종편 사업자의 주주 참여 회사들은 그다지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성우하이텍, 대한제강, 에이스침대, 한샘, 다함이텍, 도화종합기술공사, 삼양사, 이화산업, 화천기공, 태경산업, 동양강철 등이 있다.

중앙일보 계열의 ISPLUS와 디지틀조선, SBS, 대구방송, YTN, 한국경제TV, 케이엔엔 등 매체들도 그다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상파 방송사는

우량 광고주는 제한적인데, 방송 사업자는 늘어난 상황. 지상파 방송사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에 따라 약세가 예상된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 인구가 1억3000명에 달하지만 종합편성 채널이 6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구 5000만명의 한국이 지상파 채널 7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다소 과잉 공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말 SBS가 광고 규제의 완화 덕분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 때 ‘매수’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 4만5000원을 제시했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207억 적자에서 4분기 110억 흑자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종편의 피해가 전망된다. 채널 당 인구 수는 현재보다 57.1% 감소하고, 장기적으로도 시청률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음식점이 많아지면, 식재료 업체와 홍보물 인쇄소만 장사가 잘되는 이치와 마찬가지.

미디어의 전망은

전도 유망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산업은 여전히 IT와 자동차 등 수출 기업 위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음악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미디어 산업은 성장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특히 콘텐츠 제작과 유통은 흥행의 변수에 크게 휘둘려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기가 쉽지 않다.

좋을 땐 좋지만, 나쁠 때는 너무 나쁘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부각이 되는 만큼 탄탄한 기업 위주로 투자처를 찾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 한승호 애널리스트는

1965년 생으로 한양대 무역학과와 한양대 대학원 무역학과를 졸업, 1994년 동원경제연구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했다.
1998년 3월 제일기획 상장 당시에도 동원경제연구소에 있었다. 한국제지,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등이 포함돼 있는 제지 업종 분석에서 시작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담당까지 17년의 경력이 쌓였다.
2001년에는 현대증권에서 2006년 지금의 신영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리서치센터 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 매경 미디어 부문 베스트애널리스트에 뽑혔으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2009년 상·하반기에는 한경 베스트애널리스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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