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니PS2와 무선랜 서비스 제휴
KT, 소니PS2와 무선랜 서비스 제휴
  • 이현경 기자
  • 승인 200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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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PS2)와 KT의 무선랜 서비스 `네스팟`이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KT에 전략적 투자를 하면서 양사가 체결했던 제휴관계에 균열이 생기게 돼 가전업계와 IT(정보기술)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니의 게임 부문 한국 자회사인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SCEK)는 PS2와 PS2용 온라인 서비스의 매출 증대를 위해 KT의 무선랜 기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네스팟과 공동 마케팅 협정을 10일 오전 체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MS가 소니와 KT의 제휴를 매우 언짢게 생각하고 있으며 KT는 MS측의 반발을 고려해 본사 대신 수도권 강남본부가 소니와 협정을 체결하는 형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협정의 주요 내용은 KT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에게 PS2 본체와 주변기기, 타이틀, 네스팟 1개월 체험권 등을 묶은 패키지 3종류를 네스팟 홈페이지(www.nespot.com)를 통해 20%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패키지 종류는 ▲PS2를 새로 사는 고객을 위한 패키지 ▲PS2를 새로 사서 온라인용 PS2게임을 하려는 고객을 위한 패키지 ▲이미 PS2를 갖고 있는 사용자를 위한 패키지 등 3가지다. 공동마케팅에 따른 할인 판매는 오는 15일께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소니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PC에 초고속인터넷 선이 연결돼 있어 PS2에 연결할 별도의 회선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KT 무선랜 네스팟을 이용하면 PC나 노트북과 PS2를 초고속인터넷에 연결, 동시에 쓸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소니는 KT의 제휴사인 MS보다 한발 앞서서 KT를 파트너로 잡게 됐다. 이는 MS가 지난해 말부터 PS2의 경쟁 제품인 MS X박스의 국내 확산을 위해 제휴사인 KT의 협조를 강력히 요구해 오던 상황에서 이뤄진 결정이어서 KT와 MS 사이의 제휴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소니 PS2는 소비자들이 개인적으로 수입한 물량까지 합쳐 60만대 가량이 국내에 보급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MS X박스는 2만5천~3만5천대 가량에 그치는 등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번 협정에 대해 KT, 소니, MS 등 관련 당사자들은 사안의 폭발력을 감안,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번 공동 마케팅과 전략적 제휴 협정은 개별 사안에 대해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며 파문 확산을 극도로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소니 관계자도 "조건이 잘 맞았으며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안별 제휴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어차피 독점 제휴가 아니니 만큼 우리도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과도 비슷한 사업을 할 수 있고 MS도 KT나 다른 업체들과 비슷한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MS 관계자는 "KT와 소니의 이번 제휴는 제한된 사안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금 당장 MS 차원의 입장을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상황 진전에 따라 KT와 제휴관계를 유지해 오던 미국 본사의 방침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며 그럴 경우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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