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국내 증시에 몰려온다
차이나머니, 국내 증시에 몰려온다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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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한달새 8배 늘어---채권 매월 3000억원 매입
차이나머니(중국자본)가 국내 증권·채권시장에 본격 유입되면서 한국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시장의 수익성과 안전성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중국과 미국, 일본의 환율전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어서 환율관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한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국내 채권 순투자액은 4070억원에 달했다. 순투자액은 순매수액에서 만기가 도래한 채권액을 뺀 것이다. 중국은 올 들어 매월 꾸준히 3000억원 내외의 국내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금리하락에 따라 1400억원대까지 순투자액이 줄어들었지만 한 달 만에 추세가 회복됐다. 9월까지 누계기준으로 중국의 국내 순투자액은 3조2780억원으로 미국(3조164억원)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중국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9월 말 현재 잔액은 5조1505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8726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국의 채권잔액은 지난해에는 10위권 밖이었지만 현재는 태국, 미국에 이은 3번째다. 채권투자는 장기 위주다. 이에 따라 당분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이 없다. 순매수액이 순투자액으로 곧바로 이어지면 다른 국가에 비해 투자잔액 증가가 빠르다. 주식시장에서도 차이나머니 유입이 감지됐다. 지난달 중국이 사들인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액은 976억원으로 8월(129억원)에 비해 8배나 늘어났다. 이같은 규모는 상반기 전체(488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9월 들어 중국 쪽 자금이 국내 증시에 많이 들어온 데 대해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상장주식 보유 잔액도 9월 말 현재 1조9421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4865억원)에 비해 30.6% 증가했다. 물론 국내 증시 총액에서 차지하는 차이나머니는 0.6%에 그치고 지난달 기준 국가별 순매수액도 11위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 지난달 이후 국내 증시가 상승일로를 걸었다는 점에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자연스러운 단기투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미·중 환율 전쟁이 본격화된 지난달 이후 중국자금 유입이 급증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 위안화에 대한 절상압력을 계속 넣으면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비롯, 아시아 주요국의 채권과 주식을 동시에 매입해 통화관리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국내 채권과 주식을 매입하게 되면 다량의 달러가 유입돼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하락)로 가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 또 향후 달러 값어치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위안화와 함께 동반 절상이 예상되는 아시아국가에 투자하면 투자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도 발생한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연구위원은 “중국이 무역경쟁국인 우리나라 채권과 주식을 살 것이라는 것은 심증적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경쟁국가 환율절상으로 자국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다 저금리 기조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더 클 수 있어 아시아국가 채권과 증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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