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현금성 자산 100조원 넘어
상장사 현금성 자산 100조원 넘어
  • 이관민 기자
  • 승인 201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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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개 비금융 기업 조사---무차입 기업 69개사
국내 상장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1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금성자산 규모는 외환위기, 카드사태, 글로벌 경제위기 등 경기가 위축되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한 시기를 전후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3일 ‘한국 기업의 현금보유 수준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신용평가정보의 자료를 이용해 지난 6월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626개 비금융기업의 현금성자산을 집계한 결과 104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금성자산은 전체 자산 1132조6000억원의 9.2%를 차지한다. 현금성자산에는 현금 및 현금등가물이 54조9000억원(52.6%)으로 절반을 넘었고, 단기금융상품(39.7%), 단기투자증권(8.0%) 등으로 구성됐다. 이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30~40%였던 현금과 현금등가물의 비중이 50%를 넘었다”며 “유사시에 대비해 단기적인 지급 능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위험을 피하면서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632개 비금융 상장기업 가운데 차입금이 전혀 없는 ‘무차입 기업’은 69개(10.9%),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은 ‘실질적 무차입 기업’은 118개(18.7%)에 달했다. 기업의 현금선호 경향은 외환위기 이후 두드러지는 추세로 현금성 자산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말 5.7%에서 2005년 말 9.4%로 커졌다. 다만 2000년대 초반 급상승하던 현금성자산 비중은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정체 경향을 보여 현금성 자산 증가가 외형 성장과 함께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해석했다. 그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현금 보유 성향이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 기업의 현금성 자산 비중은 그리 큰 편이 아니다”라며 “기업의 현금 보유증가는 충격 흡수 능력을 강화한다는 긍정적 측면과 기회비용 및 투자 부진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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