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보고서 통해 시장과 소통해야”
“애널리스트, 보고서 통해 시장과 소통해야”
  • 김노향 기자
  • 승인 2010.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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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의 깊이를 가장 중요시
자동차·기계 업종, 한국서 유망
애널리스트(Analyst)의 뜻은 분석자. 말 그대로 산업의 흐름과 기업 가치를 분석하는 일이다. 그런데 “최근 젊은 애널리스트들에게서 저널리스트(Journalist)가 돼가는 모습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는 한 애널리스트. 그는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의 강상민 애널리스트(사진)다. 요즘 가장 잘 나가고 있다는 자동차를 담당하고 있으며, 올해로 12년 째 경력을 가지고 있다. 강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업종만 10년 넘게 분석했고, 올해 한 경제 일간지가 선정한 ‘대한민국 애널리스트 대상’을 수상했다. 미국 소비자 만족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이제는 전 세계 1등이라 말해도 손색 없는 자동차 산업. 이미 한국의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만큼 주식시장에서도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며,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애널리스트의 하루는 더 바쁠 것이다. 주말과 주중, 밤과 낮의 구분 없이 치열하게 일하는 그를 한화증권 본사에서 평일 오후에 만나 하반기 자동차 업종 전망은 어떤지 들어봤다. 그는 또 다른 애널리스트와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다음은 이에 대한 일문일답. ◇요즘 잘 나가는 자동차 현대차, 기아차의 내수와 수출 현황이 앞으로도 좋을 것이라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다만 현대차의 경우, 최근 주가는 증시에 비해 많이 올라 있어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아차 신차가 더 매력적이다. 그동안 전체 내수 규모에서 현대차가 1위를 지켜왔지만, 기아의 승용차가 이를 앞지르기도 했던 건 자동차 시장에서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현대차가 아반테와 그랜저 등 신모델을 출시하게 되면, 또 다시 기아차와의 간격이 벌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수출은 절대로 줄어들 수 없으며, 내수는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기회로 한 단계 높아진 자동차의 경쟁력. 특히 해외 법인의 강화는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다. ◇자동차용 전자제어 전장시스템 부품 요즘은 자동차보다 부품주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기계·자동차를 합쳐 약 70~80여개의 부품주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지만, 투자할만한 가치를 지닌 곳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형주인 현대모비스, 만도, 에스앤티대우, 동양기전부터 중소형주에 속하는 에스엘, 디아이씨 등의 전망이 밝다. 먼저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토넷 합병으로 전장 사업을 본격화한지 1년이 된데다 환율 하락으로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에스엘은 시가총액 3000억원 규모의 중형주로 이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가장 기대된다. 에스엘이 보유한 장점을 살려 주행안전 보조시스템 분야에 진출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완성차에 의존하지 않고, 먼저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판매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사업 구조다. 에스엘은 또 조명 관련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다. 디아이씨는 파워트레인 부품으로 성장한 금속 정밀가공 전문 업체. 지난 금융위기로 한 동안 실적 부진에 빠졌지만,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재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는 뚜렷한 턴어라운드 국면으로의 진입, 매출액 5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총 2497억원으로 전년대비 36.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총은 800~900억원 수준이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의 강점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게 한화증권의 특징이다. 그래서 역동적이고, 젊은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비록 신인이지만, 유능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곧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을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앞에서 말했듯이 ‘분석’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애널리스트의 본업인 분석이 점점 더 얕아지는 전문성으로 인해 안타까운 마음에서다. 현대 사회가 급변하듯이 증권가도 시시각각 변하지만, 보고서의 깊이가 예전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 하게 된다. 변화는 좋지만, 과한 것은 모자름만 못하다. 10년 전의 보고서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요즘 보고서는 분량이 줄어들었고, 제목이 튀다 못해 내용과 목적을 벗어났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애널리스트로서의 특별한 경험? 1999년 현 골든브릿지증권의 전신인 대율증권에 입사, 동양종금증권, 푸르덴셜투자증권을 거쳐 10년 넘게 증권사에 몸 담는 동안 특별했던 경험은 2007~2008년 미국의 애틀랜타에 현지 파견을 갔던 일이다. 10여년 동양종금에서의 애널리스트 생활을 마치고, 현대차 공장이 가까운 애틀랜타주에 리서치를 위해서 파견간 것은 당시 시장에서 이슈 거리였다. 2000년부터 자동차 업종을 담당해왔는데, 그 때의 경험은 시각을 넓히고, 미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다. 또 그 것들이 지금의 역량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머지 업종 중에서는 자동차 이전에 담당했던 운송, 건설, 중공업에 관심이 있고, 이들 업종은 자동차와도 큰 연관이 있다. 특히 기계 업종에 관심이 있는데,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기계 산업은 그 동안 일본, 독일이 시장을 장악했지만, 이 시장이 한국에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기계 산업은 주도 시장이 쉽게 바뀌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된다. ◇애널리스트 대상에 대해… 2003년부터 애널리스트 업계에선 권위 있는 매경·한경 대상에 포함됐다. 1등을 한 건 2005년과 2006년. 그 동안 두 대상이 애널리스트를 뽑기 위해 조사를 한 반면, 이번 머니투데이 대상은 선정 방법이 조금 달랐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그 새로운 방법은 그 동안의 데이터를 계량화한 것인데, 그래서 이번 상에 더욱 보람을 느꼈다. ◇업무상 애로 사항… 애널리스트마다 직업관이 있지만, 주가를 맞추는 게 애널리스트의 업무는 아니다.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 흐름을 파악하고, 주요 기업들의 가치를 분석하는 게 업무의 본질인데, 이는 주가와 곧바로 일치되는 것이 아니다. 수급 등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 그래서 주가 전망의 압력을 받을 때가 가장 힘들고,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리서치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정보가 부족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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