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PDP 시장 1인치 승부
삼성-LG, PDP 시장 1인치 승부
  • 이현경 기자
  • 승인 200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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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P 시장을 놓고 삼성과 LG가 한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SDI가 지난 3월 올해 PDP 사업에 700억원 추가 투입 계획을 밝히자 LG전자는 5월 PDP 3기라인 투자 조기집행 계획을 발표했고, 삼성SDI가 세계 최대 70인치 PDP 개발을 발표한 지 두 달도 안돼 LG전자는 71인치 개발을 공개했다. 이들 기업이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PDP모듈 기술과 생산라인 투자를 놓고 서로 한번씩 치고 받는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 `없어서 못 판다` - 설비증설 가속화 LG전자는 현재 월 3만대 규모의 구미 PDP 1기라인을 가동 중이며 1천350억원을 들여 만든 2기라인(월 3만대) 양산을 이달 중 시작하고 3기라인(3천300억원 투자)에 대한 투자도 당초 내년에서 올해로 앞당길 계획이다. 42인치와 50인치 PDP만을 생산하게 되는 2기라인은 1기라인보다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고 공정은 크게 줄였는데 3기라인은 2기라인보다 더욱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기라인 가동으로 연간 6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3기라인까지 완성되면 월 13만5천대로 연간 160만대의 세계 최대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중국 난징에 연간 24만대 규모의 PDP 모듈 조립공장도 건설 중이며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폴란드에도 조립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재 충남 천안 PDP 1기라인에서 월 3만대 가량을 생산 중이며 300억원을 들여 생산량을 월 4만대로 늘리는 증량공사를 최근 완료했고 올해 안에 당초 계획보다 700억원 늘어난 총 3천704억원을 투입, 2기라인 신설에 총력을 쏟고 있다 2기라인은 내년 1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데 월 생산규모가 최대 6만5천대 규모로 신축이 마무리되면 월 10만5천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SDI는 2기에 이어 3기라인 신설을 위해 현재 사업부지를 물색 중 이다. ◆ `1인치로 승부한다` - 기술경쟁도 치열 지난 98-2000년 60인치(LG전자)와 63인치(삼성SDI) PDP를 개발, 세계 최대 크기로 공방전을 벌였던 LG전자와 삼성SDI는 올해 들어 다시 70인치대에서 사이즈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SDI는 지난 5월 중순 가로 1천550㎜, 세로 1천㎜의 크기로 직시형(광원으로부터 나온 빛을 직접 시청)방식의 TV용 디스플레이로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70인치 HD급 PDP 개발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또 지난달 17일에는 휘도 1천cd/㎡, 명암비 3천대1을 업계 최초로 동시에 실현한 최고 화질의 42인치 PDP를 개발, 천안공장 다면취(多面取) 라인에서 5천여대를 생산키로 했다고 밝혀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6일 구미에서 삼성SDI가 발표한 70인치보다 1인치 더 큰 세계 최대 71인치 PDP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1인치`의 의미에 대해 "경쟁사 제품의 화면비율이 15대10인데 비해 이번 71인치는 정확히 16대9로 해상도 저하의 우려가 적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외에도 화질을 2-3배 가량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 `XDRpro`,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미국 방식의 디지털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50인치 PDP TV, 52인치 일체형 LCD 프로젝션TV, 무선 스피커를 적용한 홈시어터 등도 선보였다. ◆ ‘수출의 효자역할 해낸다’- 경쟁 배경과 전망 삼성과 LG의 이 같은 무한경쟁은 LCD TV나 PDP TV와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이 향후 전자업계 최대의 캐시카우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LCD의 경우 이미 수출규모에서 반도체 D램을 추월했고 PDP도 LCD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며 42인치 이상급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수출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디지털TV 시장이 작년 700만대 규모에서 2007년에는 4천만대까지 확대되고 PDP의 경우 작년 80만대에서 2007년에는 7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말 1.4분기 PDP 부문이 손익분기점을 돌파, 흑자기조로 돌아섰다고 밝혔고, 삼성SDI도 지난 6월 월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만들어서 파는대로 돈이 되는 사업이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TV 시장규모는 오는 2007년까지 북미시장에서만 100조원 대에 이를 전망"이라면서 "국내 업체간의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 같은 투자와 기술경쟁은 디지털TV 시장이 성숙기에 이를 때 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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