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
하이닉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0.0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에 여업이익1조원을 내 ---'`1조 클럽'에 가입 확정
하이닉스반도체가 2분기만에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 1조 클럽 가입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백조’로 변신했다. 누적적자와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이전 모습과는 정반대다. 자력으로 부채상환과 설비투자가 가능한 알짜회사로의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몇년째 원점을 맴돌고 있는 매각 문제에도 일정 부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는 22일 올 2분기에 3조2790억원의 매출과 1조4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3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일반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10%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나 뛰었다.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31%가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매출 13조원에 4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올라가고 판매량이 늘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고급 반도체 비중이 높아지고 기술경쟁력이 강화된 점도 30%가 넘는 이익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2분기 D램 평균 판매가격이 전분기 대비 6%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닉스 생산량은 7%가량 늘어나 그만큼 수익이 늘었다. 낸드플래시 제품은 평균 판매가격이 전분기에 비해 6% 떨어졌지만 생산량은 22% 증가해 매출신장에 기여했다. 하이닉스는 앞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및 그래픽용 반도체와 서버용 D램에 주력키로 했다. D램은 40나노급 제품 비중을 올해 말까지 5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메모리 제품 중 65%를 차지하는 DDR3의 비중도 올해 말까지 90%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이닉스는 차세대 30나노급 제품 개발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후발 업체들과의 기술경쟁력 격차를 더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함께 실적을 발표한 대만 난야와 이노테라는 적자를 냈다. 이들 업체는 현재 50나노급 공정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당분간 D램 공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아 하이닉스에 유리한 상황이다. 하이닉스는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2·4분기 말 현금보유액이 2조원을 넘어서면서 1조원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설비투자에 투입할 방침이다. 올해 연간 감가상각차감전영업이익(EBITDA)은 6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현금유동성이면 올해 설비투자에 들어갈 3조5000억원과 차입금 상환에 필요한 2조원은 무난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의 실적 호전세는 매각 작업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5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막대한 인수자금에다 매년 수조원의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부채상환과 설비투자를 자력으로 감당할 수 있게 돼 큰 걸림돌이 해결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