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르네상스, 약일까 독일까
모피아 르네상스, 약일까 독일까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0.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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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기조, 성장주의로 가나
‘모피아(옛 재무관료)’의 르네상스인가. 최중경 주 필리핀 대사가 청와대 경제수석자리를 맡으면서 정부의 경제-금융 팀 수장들이 모두 모피아로 채워졌다. 최 수석의 컴백은 모피아 르네상스의 완결편이었다. 최 수석의 복귀는 후견인이나 다름없는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 들어 실현된 모피아의 부활이 국가경제에 약일까, 독이 될까. 의견은 팽팽하게 맞서있다. 전통적으로 성장을 중시해온 모피아들이 경제팀에 포진함으로써 성장동력을 잃다시피 한 현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할 것이란 긍정적 반응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 파이를 키우기보다는 작은 파이를 서로 나눠가지려는 성급한 분배론이 팽배했다. 여기에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선거에서 표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 공약이 이를 더욱 부채질했다. 과일이 익기도 전에 따먹으려는 조급한 생각들이 넘쳐났다. 모피아는 성장을 높이고, 수츨을 증대하는데 정책의 우선을 두고 있다. 과거 좌파적 정권 때와는 반대되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 신임 경제수석은 과거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때 “정부가 1000억원을 외환시장에 투입해 환율을 높이고, 그 덕분에 삼성전자의 수출이 1조원 늘어나면 이것이 애국”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시장은 그가 내정되면서부터 반응을 보였다. 그가 경제팀에 합류하면 고환율을 통한 성장주의 정책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반면에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장지상주의로 쏠릴 것이란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특히 정부정책팀을 견제해야할 한국은행 총재를 맡고 있는 김중수 총재가 정부와의 협조를 강조함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이 균형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아닌게 아니라 김 한은총재는 이미 취임사에서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정부 및 감독당국과의 정책협조를 긴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학계 일각에서는 “경제팀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기 위해 환율을 건드린다면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최근 국제사회의 가장 큰 이슈인 무역불균형 해소에도 역행하며 국제사회의 반발을 살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 경제팀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 모피아 출신들이 포진해있다. 최중경 경제수석은 재무부 시절부터 강만수 특보의 신임을 받아왔고, 윤진식 실장이 재무부 금융정책과장을 할 때는 사무관으로 함께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실장 등 많은 민간연구소 경제전문가들은 외환시장과 경제 여건이 많이 달라진 만큼 과거와 같이 고환율 정책을 펴 성장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고, 경제정책 수장들도 그런 정책을 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얻어가며 국제공조체제하에서 출구전략을 원만하게 추진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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