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혜선
피아니스트 백혜선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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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나니 이젠 두려울 게 뭐가 있나라는 생각과 함께 내겐 음악 밖에 없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더군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혜선(서울대 교수)씨가 새 음반「사랑의 꿈」(EMI, 11월 5일 출시예정) 발매와 다음달 8일부터 시작되는 전국 순회 독주회를 앞두고 30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두 아이의 엄마가 돼 돌아온 백씨는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보는 이를 즐겁게 하는 해맑은 미소는 여전했다. "아이라는 것이 이렇게 제 삶에 큰 변화를 주게 될지 몰랐어요. 제가 성격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사실 아이 낳기 전에는 히스테릭한 면이 좀 있었거든요. 지금은 그런 면도 없어지고 안정감을 찾은 것 같아요. 가만히 있다가도 뭔가 꽉 채워진 느낌에 혼자 웃기도 하고..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작년 말 둘째 아이까지 낳았을 때는 음반 작업과 맞물려 산후 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너무 힘들었지만 훌륭한 음악적 동료이자 남편인 최은식씨(비올리스트, 서울대 교수)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출산 후 안정을 찾기까지 남편의 공이 커요. 너무 다행인 것은 저보다 아이를 훨씬 잘 본다는 거예요. 또 제가 힘들어 할 때마다 음악에만 신경쓸 수 있도록 남편이 용기를 많이 줬어요." 3집 음반인 이번「사랑의 꿈」은 백씨가 가장 친숙하게 느껴지는 작곡가라는 리스트의 작품들로만 구성한 앨범이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동명 타이틀곡 `사랑의 꿈(야상곡 3번)`과 `파가니니 대연습곡` `2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베네치아와 나폴리` `위안 제3번` 등 풍부한 기교와 서정성 넘치는 곡들로 꾸며졌다. 보너스 CD에는 두 아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아 특별히 녹음한 브람스와 슈베르트, 쇼팽, 모차르트, 김대현 등 여러 작곡가들의 `자장가`가 실려있다. "리스트는 어렸을 때부터 늘 가까이했던 작곡가였기 때문에 늘 제게 용기를 줍니다. 특히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중 `탄식`은 중학교 때 처음 들었는데 이 곡 때문에 리스트를 좋아하게 됐어요. 이번 음반은 곡 편성에서부터 제 의지가 많이 반영된데다 좋은 프로듀서를 만나 만족스러운 녹음이 된 것 같아요." 음반 발매를 기념한 전국 순회 독주회는 다음달 8일 부산 문화회관 대극장을 시작으로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4일 대구 문예회관, 16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18일 천안시 문예회관으로 이어진다. 프로그램은 야나체크의 `안개 속에서`, 슈만의 `환상곡 C장조`와 리스트의 `2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헝가리 광시곡 2번` 등. "음반 작업은 늘 어렵고 지치지만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할 때 느끼는 감흥은 참 남다르지요. 나이가 좀 더 들면 언젠가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한편, 백씨는 요즘 음악 외에 운동에도 `미쳐있다`고 한다. 그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 다방면의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어려서 수영선수를 하기도 했지만 그때는 억지로 한 운동이었고 지금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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