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위기 이후 진행된 기업 개혁의 성과로 국내 간판 기업들은 현재 글로벌 대표 기업들과 비교해 수익성 측면에서 오히려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산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단기 자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 등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LG경제연구원은 3일 `글로벌 기업과 비교한 한국 기업의 현주소`라는 보고서에서 전자, 건설, 통신 등 주요 10개 업종을 선정, 업종별로 국내 3대 기업(2002년 매출액 기준)과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2002년 글로벌 기업` 중 해당 업종에 속한 5대 기업(매출액 기준)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기업 영업 활동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파악할 수 있는 `투하자산 수익률`의 경우 30개(10개 업종의 각 3개 기업) 국내 대표 기업의 평균값은 12%로 `글로벌 500개(10개 업종의 각 5개 기업)` 기업의 평균인 8.7%를 3.3% 포인트나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휴대폰 매출 성장과 내수 호조 등에 힘입어 특히 전자(11.3%p), 자동차(10%p), 통신서비스(6.9%p) 업종에서 우위가 두드러졌다.
국내 대표기업들은 이자보상배율도 5.0을 기록해 글로벌 기업의 평균 4.5를 웃돌았다. 이자보상배율은 이자비용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로 이 배율이 `1` 이하일 경우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는 이자 충당조차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평균 부채비율 역시 국내 대표 기업들의 194.7%에 글로벌 500 기업은 254.5%에 달했다.
이 같은 수익성, 재무 상태의 우위와는 대조적으로 자금 운용의 효율성과 재무 안정성 등은 국내 업체들이 아직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투하자산 회전율은 평균 1.1로 글로벌 기업의 평균 1.4를 밑돌았다. `투하자산 회전율`은 투하자산이 1년 동안 몇 번 회전했는 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투입한 자산의 운용 효율성을 반영한다.
전체 차입급에서 단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국내 대표기업들은 무려 72.7%에 달하는 반면 글로벌 대기업들은 19.2%에 불과했다.
임일섭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에 대해 "외환 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이 구조조정 노력과 수익성 우선 기조를 유지한 덕분"이라고 풀이하고 "부채비율도 크게 줄고 이자보상배율도 개선되는 등 수익성과 함께 재무구조도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위축된 투자를 되살려 다시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단기 자금 의존도를 줄여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는 작업 등이 기업들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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