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빌딩들 주인이 바뀐다
대형빌딩들 주인이 바뀐다
  • 김종남 기자
  • 승인 20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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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자산운용사 빌딩투자에 뛰어들다
IMF때와 달리 국내자본의 빌딩매입 많아
서울강남구 역삼동 ‘ING타워’와 ‘데이콤 빌딩’ 주인이 최근 외국계에서 국내 자본으로 바뀌었다. 국내 기업들이 대형 빌딩을 속속 사들이는 가운데 간간히 일부 빌딩은 외국자본에 팔리는 등 IMF 때와는 달리 사들이고 팔리는 사례가 엇갈리고있다.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얼어붙은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때마침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가 1년 이상 팔리지 않던 뉴욕 맨해튼의 고급아파트를 샀다는 소식이 국제적인 화제가 되고있다.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크루그먼 교수가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소식에 미국등 세계 건설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는 8월이나 9월쯤 경기 침체가 끝날지 모른다고 최근 언급한 바 있다. 이 사례는 국내자본의 빌딩매입의 좋은 근거로 거론된다. 국내 기업의 빌딩매입과는 반대로 이랜드 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 강남점 신관과 킴스클럽 등 2개동이 싱가포르투자청(GIC)에 약2200억원에 팔린다. 뉴코아 강남점은 본관과 4개동으로 이뤄져있으며, 이번에 팔리는 것은 지하 1층-지상5층 규모의 신관과 지하 1층-지상6층짜리 킴스클럽 1개동이다. GIC는 뉴코아강남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통해 이들을 매입키로 하고 최근 국토해양부에 CR리츠영업 인가를 신청했다. 이랜드는 뉴코아강남점을 매각한 후 그 건물을 다시 임차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방식으로 매각하고 5년의 리츠운용 기간후 다시 사들이는 ‘바이백’조건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해외자본이 독차지했던 국내빌딩 매물을 대기업은 물론 자산운용사들이 사들이고 있다. 외국자본이 소유했던 ING타워는 KB신탁이 사들였다. 매물로 나온 3월에는 평당(3.3평방m당)1700만원인 3600만원을 호가했는데 5개월이 지난 8월에 10%이상 오른 4000억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5개곳이 매입의사를 밝히면서 값이 뛴 것이다. 역삼동 데이콤 빌딩은 SH자산운용이 1876억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 매각입찰에는 무려 대기업등 22개사가 참여해 3.3평방m당 1850만원선까지 올랐다. 충무로 극동빌딩은 13개 투자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국민연금펀드(GENPS)이 3200억원을 제시, 매입에 성공했다. 올 들어 거래된 빌딩중 매매가가 가장 높은 서울송파구 잠실 향군회관은 국내리츠업계 선두주자인 코람코산산신탁이 세운 코람코자산운용에 넘어갔다. 2011년에 준공되는 향군회관은 30층규모의 2개동으로 소유주인 신동아건설은 A동을 매각했다. 신동아건설은 매각대금을 경영정상화와 신규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희건설이 서울 양재동에 짓고있는 지상 20층 규모의 빌딩은 포스코건설이 사들이는 것으로 잠정결정됐다. 포스코건설 측은 이 빌딩을 임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매물도 꾸준히 나오고있다. 모건스탠리 계열 부동산 투자회사인 MSPK는 분당 서현동의 분당스퀘어와 서울 양재동 트러스트타워를 매물로 내놨다. 기업구조조정 매물도 적지 않다. 현금유동성 부족으로 악성 루머에 시달리는 금호아시아나는 서울 신문로 금호생명빌딩을 판다. 동부, 유진, 하이닉스, 애경그룹 등도 현금확보를 위해 보유 빌딩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랜드그룹은 거울 가산동 사옥도 매각할 방침을 세웠다. 매물이 많이 나오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래가격이 오르면서 매매가 이뤄지는 등 오피스빌딩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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