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명령 “1조4000억원 원전공사를 수주하라”
긴급명령 “1조4000억원 원전공사를 수주하라”
  • 김덕주 기자
  • 승인 200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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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이합집산ㆍ짝 짓기 헤쳐모여
한수원 입찰 문호 활짝 열어 경쟁 유도
1조4000억원짜리 초대형 건설프로젝트인 신울진 원전1ㆍ2호기 건설공사를 둘러싸고 건설업계가 3개월 이상 뜨겁게 달아있다. 대규모 토목공사에 목말랐던 건설사들에겐 10년 가뭄 끝에 내리는 한여름 소낙비 격이다. 그동안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원전시공경험이 있는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으나 발주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시공경력이 없는 업체를 컨소시엄에 1개사 이상 포함시키도록 참가자격을 대폭 완화하자 새로운 짝짓기에 분주하기만 하다. 특히 세계 원전공사수요가 2030년까지 1300조원에 달하는 데다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12기의 원전을 짓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의 공사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신울진 원전공사를 반드시 따야한다는 생각에 수주전은 치열하기 짝이 없다. 대형건설사들은 CEO들이 진두지휘에 나서고 있으며 해외출장 중에도 수시로 챙길 정도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은 최근 동남아 현장 방문 중에도 매일 본사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이상대 삼성물산 부회장과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도 일일상황을 점검하며 수주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신울진 원전 입찰이 두차례 유찰된 것은 원전 준공 실적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유찰로 몰고 가 수의계약을 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원전 준공 실적이 있는 메이저 건설업체가 자기들끼리 독차지하기위해 담합을 했으리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실적사가 컨소시엄의 대표를 맡아야하고 신규업체의 진입이 봉쇄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적사들의 담합(?)으로 컨소시엄 참여 기회조차 없었던 삼부토건, GS건설, 삼환기업, 포스코건설와 ‘공동수급체 대표자의 시공비율은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에 막혀 컨소시엄대표자로 참여할 수 없었던 동아건설 등은 문호개방을 주장해 왔다. 결국 한수원은 두 차례나 유찰되자 △2개 이상 컨소시엄 참여(종전에 3개 이상) △시공경력이 없는 신규업체 1개사 이상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킬 것으로 입찰조건을 완화했다. 한수원측은 “지난 30년간 원전사업을 중단해온 미국이 앞으로 30여기의 원전건설을 계획하는 등 해외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에 대비해 국내의 저변확대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녹색산업의 핵심 사업으로 원전을 꼽고 있는데다 세계 각국도 원전건설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원전건설 기술력과 시공경험을 쌓기 위해서도 그 전초전 격인 이번 신울진 원전사업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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