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실시된 5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패했다. 그런데 당대표를 지낸 '선거의 여인' 박근혜의 힘은 상한가로 치솟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당내 계파갈등을 의식,침묵을 지킨 채 관망세를 취했지만 친이-친박 대리전 격이었던 경주 선거의 승리는 박근혜의 힘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경주 재선거에서 박 전대표의 안보특보 출신인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한나라당 핵심 주류인 정종복 전 의원을 압도적 표차로 눌렀기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유세에 얼굴 한번 비추지 않으면서 경주 재보선을 승리를 이끌면서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여권의 중심축이 주류에서 박 전 대표 쪽으로 상당부문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전 대표는 그동안 "선거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유세지원을 거부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치권은 물론 경주 유권자들은 이같은 박 전 대표의 행보를 사실상 친박 무소속 정수성 후보에 대한 지지로 해석했다. 박 전 대표는 친박 정수성 후보의 '후보 사퇴 논란'이 빚어졌을 당시 이상득 의원을 향해 '정치의 수치'라며 단 한마디의 직격탄을 날리면서 사실상 이번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친박 정수성 후보가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큰 격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당의 명운을 걸고 경주지역의 승리에 '올인'했기 때문에 경주 선거는 충격적인 패배로 간주된다. 친박 정수성 후보의 승리는 당장 5월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은 물론 시.도당위원장 선출 등에서 친박 의원들의 위상이 강화되는 등 당내 역학 구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