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 벼랑 끝으로 내몰리다
증권사 직원 벼랑 끝으로 내몰리다
  • 김종남 기자
  • 승인 2008.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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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패닉으로 증권사 구조조정설 돌아
약정강요-고객 민원 등에 시달려 이중고
증시가 패닉 상태로 빠지면서 증권사 직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000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는데다 펀드 환매도 잇따르고 있어 증권사의 경영이 악화되자 증권가에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영업직원들은 폭락장세 속에서 투자실패와 담보부족, 각종 상품의 손실발생, 고객으로부터의 민원 등에 시달리면서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원들에게 캠페인유치 등 회사 약정 강요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나왔던 A증권사가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재 월급의 절반만 받더라도 회사에 남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절대다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권가에는 증시 침체로 바로 구조조정 불통이 튀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3~4년전 증권가에 구조조정의 거센 칼바람에 몸을 한껏 움츠렸던 공포가 되살아 나 직원들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신규 증권사가 난립한데다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증시 폭락으로 인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태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증권업계는 과당경쟁,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수익악화가 지속돼 강력한 구조조정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재 증권사들은 폭락장 속에서도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고객이탈을 방지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실정이다. 특히 대규모 펀드 환매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면서 수수료 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영업직원들에게 무분별한 약정, 캠페인 강요, 카드 강제할당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어 노사 대립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마다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한 달 동안 영업직 직원들에게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약정액을 부담지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감독당국은 증권사가 직원에 대해 약정 강요를 할 경우 실적 위주의 영업을 부추겨 과도하고 잦은 거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 증권사 영업현장에서는 이 같은 규정이 거의 사문화되고 약정할당을 지우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증권사 한 영업직원은 “공식적으로는 약정할당을 할 수가 없지만 지점장을 통해서 손익분기점을 제시함으로써 사실상의 약정액이 정해져 있다”며 “사측에서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이를 추진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실적이 부진한 직원에 대해 지점장이 직접 질타하고 심하면 사측의 인사 조치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개인별로 약정을 요구하는 것 이외에도 지점별 목표액을 할당해 직원들의 영업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증권사 직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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