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순한 판다(Panda)의 투자법으로 한걸음씩
온순한 판다(Panda)의 투자법으로 한걸음씩
  • 이서희 기자
  • 승인 2008.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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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남 한국투신운용 채권펀드매니저
“대학교 때 재무제표를 공부하면서 채권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입사 때부터 채권을 담당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지난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발언이 있던 날, 채권시장은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금리 1%에도 등락을 거듭하는 채권시장에서 금통위 이성재 총재의 발언으로 시장이 술렁였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이날 채권금리(3년 만기 국고채 기준)는 오전 한때 금리 인상 우려로 0.1%포인트 이상 급등했으나, 이 총재의 동결 발언으로 0.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가 다시 0.1%포인트 상승하는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같은 날 조정남 한국투신운용 채권펀드매니저도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야만했다. 하루종일 모니터를 주시하며 화장실도 다녀오지 못했다는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일반인들에게는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는 채권, 도대체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안정적’이라는 것, 그게 바로 채권의 매력이죠” 주식에 비해 채권은 안정적인 투자방법이다. 고수익을 안겨주는 대신 리스크가 높은 주식투자와 달리 채권은 낮은 수익을 제공하지만 그만큼 안정적이다. “은행 적금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적금보다는 조금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고 보면 돼죠.” 그래서 채권에 투자하는 대상은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개인투자자들도 채권투자를 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주식시장을 비롯한 해외 이머징마켓들이 부상하면서 고수익을 제공하는 주식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또 채권은 거대한 거래단위를 자랑한다. 국고채의 경우 10억 정도도 있다고는 하지만 보통 100억대를 호가한다. “최근 고객들은 기관 투자자들이죠. 개인들이 하기에는 큰 시장인데다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일반인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채권이, 조 채권매니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진단다. “채권은 그 종류가 다양하죠. 발행주체, 이자 지급 방법 등 기존의 것들 외에도 현물과 선물을 엮어 만드는 등 여러 가지를 접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입사 때부터 채권분야를 담당하고 싶었습니다” 1998년 경영학과를 졸업해 한국투자신탁(한국투신운용의 전신)에 입사할 때부터 그는 채권을 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채권을 담당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점창구 업무부터 주식리서치 업무까지 겪은 후, 채권펀드매니저 일을 하게 된 지 이제 4년 됐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해도 지금과 달리 채권분야에 여성은 흔치 않았다. “제가 채권 쪽에 왔을 때만 해도 이 분야에 여성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브로커들과 메신저로 대화하게 됐죠.” 메신저로 대화하면 전화와 달리 객관적으로 동등한 입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여성들이 많이 늘어난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다고. ▲“자신만의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최근 증권사 입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채권분야를 희망하는 사람 또한 적지 않다. 채권분야의 전문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요즘 증권사에 지원하는 대학생들은 자격증 취득 등 이미 이론적인 부분은 완벽하다며 이제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채권투자를 위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동향까지, 경제 전반의 흐름을 꿰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에 적응하고 살피는 일과 더불어 나만의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수다. “fact를 찾아보는 눈. 그리고 내 생각과 다르게 움직이는 시장상황을 따라갈 수 있는 유연함과, 때에 따라 과감히 멈출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러한 일들이 쉬운 것은 아니다. 조정남 채권매니저도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자는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했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늘 미소 짓고 있는 조정남 채권펀드매니저야말로 진정 즐기는 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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