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미래학자를 만나다
증권가의 미래학자를 만나다
  • 이서희 기자
  • 승인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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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
“주가 지수밴드를 예측할 때 70%만 맞추자는 생각으로 합니다. 100% 다 맞추려고 하면 반대의 결과가 나올 경우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특별하다. 잦은 이직이 일상인 증권가에서 20년 이상 한 직장에 머문 점도, 그리고 주가 분석 시 사회과학적 용어인 이념, 체제 등을 언급하든 점도 모두 그를 범상치 않은 이로 보게끔 만든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 그러나 홍 센터장의 하루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아침 일찍 출근해 오전에는 근무하고, 오후에는 투자자들을 만나 투자 설명회을 한다. 증시 전망 하랴, 애널리스트들 보고서 보랴, 하루가 48시간이어도 부족한 그에게 집은 이미 여관이 되어버린지 오래였다. 하지만 바쁜 일상생활에서도 스스로의 일을 즐기며 뚝심있게 자신의 길을 고집해온 그를 여의도에서 만났다. ▲대우증권에서만 20년, 함께 성장하다 대학 졸업 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홍 센터장은 무려 20여 년간 대우증권과 함께 하면서 울고 웃었다. 오랫동안 있었던 만큼 대우증권 3200명 중 2000명은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그는 105명의 애널리스트들의 경조사를 일일이 챙길 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하지만 그동안 다른 증권사로의 이직 권유가 있었을 법도 한데 옮기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홍 센터장은 “대우증권이 1등 기업인데 어디로 옮기겠냐”며 “먼저 회사가 나를 내치지 전까지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 이 같은 일은 드물다. 증권업계 중에서 이직 없이 한 곳에서 계속 있는 사람 동양종금증권에 한 명, 그리고 홍성국 센터장 뿐이라고 한다. ▲겸손한 자세로 주가 분석 주가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현 주가에 반영한다. 때문에 아마도 증시를 예상한다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홍 센터장은 어떤 기준으로 앞으로의 증시를 전망할까? 그는 주가 분석시 글로벌 경기 방향성과 기업이익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많은 변수들을 다루고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가를 전망한다는 것은 앞으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예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00% 맞출 수는 없죠. 그렇기 때문에 주가를 두려워하고 주가 분석 시 겸손한 자세로 말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문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자식에게 물려줄 종목 5개’ 같은 기사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시장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라고. ▲사회과학적 접근으로 시장을 본다 홍 센터장의 사무실에는 책이 한 가득이다. 예전에는 1년에 150권~200권정도 읽었지만 리서치센터장 역임 이후 바빠져 100권정도 밖에 못 읽는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다독 습관은 어려서부터 이어진 것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경제 신문을 비롯한 여러 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5~6개 이상의 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했다고 한다. 한편 홍 센터장의 주요 관심분야는 미래학을 비롯해 철학, 사회학, 국제정치 등 주로 사회과학 서적들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경제학에 접근하는 방법도 남달랐다. 일반적으로 세계시장 흐름, 고유가, 원자재가격 등 경제관련 이슈들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경제학을 연결시켜 시장을 분석한다. 예를 들어 최근 세계 국가들은 신자유주의 체제를 표방하지만 정작 자국의 자원을 지키기 위한 무리한 정부개입을 한다. 이러한 정부개입은 신자유주의의 후퇴를 불러올뿐더러 시장의 자율경쟁 후퇴로 이어져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이러한 다양하고 폭넓은 지식과 관심을 바탕으로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볼 수 있는 것’처럼 넓은 시야로 정확한 분석을 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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