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는 자동차가 적절한
속도를 내도록 돕는 브레이크다”
“리스크 관리는 자동차가 적절한
속도를 내도록 돕는 브레이크다”
  • 김노향 기자
  • 승인 2008.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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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리스크관리부서장 이해욱 상무
“회사나 투자자 모두에게 궁극적인 목표는 수익 창출입니다. 그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려면 전략적 영업이나 리스크 관리 둘 다 중요합니다.” “뒤돌아 봤을 때 후회없는 인생을 살겠다”는 좌우명 위에 한국투자증권 리스크관리부 부서장을 맡고 있는 이해욱 상무는 증권사의 업무를 ‘자동차’에 비유했다. 그렇다면 리스크관리부는 ‘자동차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곳’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고 한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영업과 운용 부서를 ‘현업’ 혹은 ‘전방’으로 묘사하는 반면에 리스크 관리는 ‘미들 오피스(Middle Office)’라고 부른다. 리스크 관리는 거래나 매매, 운용에 있어 간섭을 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서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빨리 달리고 싶어하는 엔진의 속도를 줄여야 하지만 이는 결코 차가 멈추길 원해서가 아니다. 다만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며 앞에 장애물이나 절벽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사고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리스크 요인이 발생했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이렇듯 ‘적절한 속도 조절’을 잘했기 때문일 것이다. ▲리스크 관리의 수준을 높이겠다 국내 증권사들에게 PI(자기자본)투자는 이제까지 없었던 미개척의 영역이다. 하지만 이 상무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은행을 상대해야 하고 투자 못지않게 리스크 관리 능력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리스크 관리는 고수익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부분이다. PI 투자로 매해마다 수천억에서 수조원대의 수익을 올리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전제로 한 시스템과 대규모의 자기자본, 최상의 리스크 관리 능력, 그리고 글로벌 영업망 등을 토대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공격적 투자를 한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9월 PI 투자 성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자회사 한국밸류자산운용을 통한 PI 투자도 1500억원을 넘어 2007 회계연도 4월 이후 무려 41%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리스크관리부는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에 대해 “적절한 리스크인가”를 검토하고 판단하여 운용이나 영업에 있어 적당한 한도를 부여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투자증권이 위험성 높은 PI 투자나 해외투자, 파생상품 등에 대해 리스크를 제어하고 막대한 손실을 줄임으로써 위와 같은 투자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이 상무에게 향후 계획과 각오를 묻자 “리스크 관리가 회사에서 하는 역할의 수준을 더 높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 리스크 관리라는 부서는 금융계에선 역사가 짧은 편이어서 아직 충분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한 부분인 만큼 자신에게도 매력적인 일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향후 리스크관리부의 수준을 계속해서 높이는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불확실성 많아 안전투자 선호 리스크 관리란 수익성 만큼이나 중요시 되어야 하며 회사 차원을 넘어 개개인의 투자자들도 숙지해야 하는 부분이다. 위험이 없는 투자일수록 수익률 기대치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한마디로 수익성이란 위험에 대한 대가, 즉 ‘레버리지 효과’라고 말할 수도 있다. 리스크는 증시가 활황이거나 불황일 때보다 변동성이 클 때 높아진다. 지난해부터 우려된 세계 경기 침체와 중국의 과열,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 등 불확실성이 많아지자 리스크 요인 역시 다양해졌다. 즉 이러한 위험들을 ‘슬로우 다운(Slow Down)’ 시키는 것이 향후 리스크관리부의 숙제가 될 것이다. 최근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많아짐에 따라 안정적 투자를 바라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증시가 오를 때는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변동성이 클수록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이해욱 상무는 투자자들을 위해 “주식을 대하는데 있어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며 유연한 사고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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