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끝은 어디인가?
'외국인 매도' 끝은 어디인가?
  • 강세훈 기자
  • 승인 200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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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거래일만에 6조 매도, 지난해 1/4 규모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반등하지 못한 영향으로 21일 아시아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5.14%(266.07P)하락했고, 홍콩 H지수 7.07%(1029.87P), 일본니케이지수 3.86(535.35P), 인도 센섹스지수 6.12%(1164.36P), 싱가포르지수도 4.27%(132.55P) 하락했다. 국내증시도 2.17%(51.16P) 하락하며 1700선 마저도 붕괴되고 말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683포인트로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도 2.17%(14.45P) 떨어진 651.87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 매물 폭탄에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4000억원 가량을 매도하며 13일째 ‘팔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부터 21일까지 5조 9265억원을 매도해 지난해 1년간 순매도 규모(24조 6850억원)의 4분의 1가량을 한달도 채 안돼는 기간동안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매도는 지난해 6월 7월부터 점진적으로 본격화 되기 시작했지만 최근과 같은 급격히 악화는 서브프라임 문제가 실물경기 까지 전이될지 공포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이우현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자산을 상각하기 위한 실탄 확보차원에서 현금화가 쉬운 국내증시에서 더 빠른 속도로 빨을 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지난해 8월이후 외국인 매도의 성격은 3단계로 구분된다”고 밝혔다. 1차가 서브프라임 사태초기의 자산재배분 차원이었다면 지난해 11월 전후인 2차 매도공세는 금융권 부실에 따른 대응, 최근 3차는 미국 경제위기가 실물분야 까지 전이될 지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던 외국인 매도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에도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주체의 70%이상이 영국과 미국계 자금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결국 외국인의 매도세는 미국경제의 안정에 달려있다. 따라서 앞으로 있을 미국의 기술주 실적발표를 통해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느냐를 판가름 할 수 있어 외국인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선엽 연구원은 “이번주 있을 애플, 이베이,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의 실적발표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의 자생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기술주가 달려약세로 인해 신흥국에서 얼마나 실적을 달성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소비의 견조함 혹은 실물경제로의 전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주에서 위안을 얻지 못한다면 외국인 매도세가 재차 거세져 증시는 한단계 더 레벨다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외국인들이 과도한 매도공세를 보였지만 신흥시장과의 외국인 비중을 비교할 때 5~10%정도 더 빠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우현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30% 까지 축소됐지만 신흥국가의 외국인 비중이 2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매도세가 더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서브프라임 문제와 경기침체는 별개의 문제가 돼가고 있다”며 “금리인하로 인해 일단락 되겠지만 주택경기, 소비심리 부진 등 경기침체로 빠질 수 있다”는 분석했다. 서브프라임 문제를 제외하고도 신용보증업체의 부실문제와 추가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선행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대로 좀 더 진행된다면 침체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연착륙 혹은 경착륙으로 가느냐에 따라 외국인 매도세도 지속될지 완화될 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미국 금융 기관들이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될 때까지 이머징마켓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1분기내에 외국인의 매매 스탠스가 매수로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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