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家 딸들 지분인수 바람
재벌家 딸들 지분인수 바람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家 이부진 삼성석화
롯데家 신유미 롯데후레쉬델리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37) 호텔신라 상무가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또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두딸인 장녀 신영자(65) 롯데쇼핑 부사장과 차녀 신유미(23, 미스롯데 서미경의 딸)씨가 롯데후레쉬델리카 3대주주가 됐다. 최근 재벌가 딸들의 지분인수가 단순한 지분인수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재벌家 지분정리의 신호탄인지에 대해 증권가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두 재벌 모두 상속과 관계없는 단순한 지분인수라고 말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3세들에 대한 승계를 위해 사전에 지분분배를 통한 정리작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향후 지분승계를 두고 불거질지도 모르는 잡음에 사전대비를 위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 두 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3세 승계를 위해서 그룹 내 형제간 지분변동이 당연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분인수 과정 흡사 삼성家와 롯데家 딸들의 지분인수 과정이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 흥미를 끌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석유화학의 파트너인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철수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삼성석유화학 지분 47.41%를 전량 매각하자, 이 중 이부진 상무가 33.2%를 주당 37.23달러(인수금액 약450억원)에 인수했다. 신영자 부사장과 신유미씨 역시 롯데후레쉬델리카의 합작 파트너인 일본 미쓰이물산과 후지식품이 철수하면서 매각한 15.96%의 지분 중 신유미씨가 지분율 9.31%에 해당하는 35만주를 주당 2467원씩 약 8억6000만원에 취득했으며,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이 6.65%를 추가 취득해 9.31%를 보유했다. 또한 유미씨의 경우 롯데후레쉬델리카 지분취득과 동시에 롯데그룹 계열사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지분 1.26%(20만주)를 주당 2968원으로 약 5억9000만원에 신규 취득했다. 유미 씨가 주식취득을 위해 들인 자금의 규모는 대략 14억5000만원이다. 특히 롯데의 경우 이번 지분취득으로 롯데후레쉬델리카의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게 된 유미 씨는 신 부사장과 동등한 자격선상에 오른 롯데 후계자의 일부로 여기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오너일가 책임 VS 사전 정지작업 삼성家의 이부진 상무가 지분인수에 나선 것은 오너 일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책임지겠다는 차원에서 지분을 인수한 것”이며 “계열사의 최대주주에 오르면 지배구조와 관련한 갖가지 추측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지만 삼성석화의 경우 보유한 계열사 주식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전무와 차녀 이서현 상무보가 나서지 않은 것은 이 전무와 이 상무보가 각각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미쓰이물산이 보유하던 두 회사의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의 두 딸이 해당 지분을 취득한 것일 뿐 두 회사의 경영권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신격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경영의 전면에 나서면서 친인척 문제에 대한 정리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사업 경계와 가족간의 문제(신격호 회장과 서미경 씨의 자녀)라는 측면에서 부딪쳐 이참에 확실히 선을 그어두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