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회장 이후의 삼성 진로
이건희회장 이후의 삼성 진로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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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6개 집단으로 계열분리될 듯
이건희 회장이후의 삼성그룹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삼성그룹이 과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3세간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의 가장 큰 고민은 ‘순환출자구조 해소’ 문제로, 드러내놓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이런 문제를 두고 여러 가지 구상과 방안을 짜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오래전부터 나온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는 복잡하게 얽힌 지분 정리가 선행돼야하는 복잡한 과정과 절차가 남아있는데 재계는 이건희 회장의 1남 2녀인 3세들의 계열분리가 먼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그룹, 삼성물산그룹, 삼성생명그룹, 제일모직그룹 등 크게 4개 그룹으로 나누어지고 여기에 별도로 독립할 제일기획과 호텔신라를 포함해 전체 6개 그룹으로 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세간 계열분리 최근 삼성그룹 내부에서 눈길을 끄는 움직임들이 포착돼 주목받고 있다. 그런 움직임은 신라호텔과 제일모직의 동향으로 아직은 가시적인 움직임이라기보다는 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해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미세한 움직임이 내부적으로 꿈틀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계열사는 이건희 회장의 1남 2녀 자녀들 중 두 딸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인데, 장녀인 부진(36)씨는 신라호텔의 경영전략담당 상무로 일하고 있고, 차녀인 서현(34)씨는 제일모직 기획담당 상무보로 재직 중이다. 특히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해 화제를 모은 부진씨의 남편 임우재씨는 현재 삼성전기 상무로 재직중이다. 삼성가 두 자매의 경영 참여이후 주가 추이를 보면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부진씨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시기는 2004년. 호텔신라의 주가는 지난 2003년 말 5490원에서 2007년 9월 14일 종가기준 2만48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서현씨의 경우 2005년부터 경영에 참여했다. 제일모직의 주가는 지난 2004년말 1만5950원에서 2007년 9월 14일 현재 5만5800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두 자매는 모두 재직중인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으나 비상장 주식을 포함한 재산가 추정치는 약 2000억원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가의 전통을 보면 한솔그룹이나 신세계그룹처럼 처음엔 자연스럽게 가족이 특정 계열사의 임원으로 일하다가 나중에 해당 기업의 지분을 넘겨받아 경영권을 확보한 뒤 계열 분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 이병철 선대회장이 신세계 이명희 회장(이건희 회장의 여동생)과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이건희 회장의 누나)을 적극 지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점에서 신라호텔이나 제일모직은 이 회장의 두 딸이 경영권을 이을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이는데,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시간의 문제일 뿐’ 이 회장의 직계 자녀가 두 회사를 각각 맡아 독립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전언했다. 삼성가 3세들의 ‘분가’와 출자구조 ‘개편’이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미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꾼 LG나 개편작업이 진행 중인 SK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 현상인데, LG는 (주)LG를 설립하면서 3세들 간에 계열분리를 했고, SK 역시 4촌간에 계열분리를 진행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안한 것 아닌 못한 것 삼성그룹은 지난 4월말까지 지주회사 신고를 마치라고 독려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받아들이지 않은 게 아니라 못한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할 듯하다. 현실적으로 지주회사든 뭐든 간에 현재의 출자구조를 공정위가 요구한대로 개편하기엔 너무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물리적으로 시간을 맞추기도 힘들다는 분석이다. SK나 CJ, 한화 등 다른 기업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꾼다고 야단법석을 떨어도 삼성그룹으로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고민만 거듭하고 있는 것인데,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려면 가장 먼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 이어진 ‘제1구조’를 건드려야 하고, 이 부분을 잘못 손댔다간 그룹의 전체 지배구조가 무너질 우려마저 높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BW) 항소심 공판에서 사실상 패소(유죄판결)하게 된 부분은 삼성에겐 적잖은 충격이었는데, 항소심 판결은 삼성에게 삼성에버랜드로 묶어진 출자구조를 어떤 형태로든 개편해야 하는 막다른 길로 몰아 부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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