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IT 회사는 편법상속 수단
대기업 계열 IT 회사는 편법상속 수단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균 지분 40% 오너일가 보유, 평균 65% 관계사 매출
대규모기업집단 내 IT 회사들은 계열사들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보장해 주는데다 지배주주들이 이들 IT 회사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구조상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소장 김상조) 이은정 연구위원은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IT회사의 소유구조 및 거래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서 지원성 거래가 재벌들 사이에 만연되어 있으며, 최근 들어 2세 혹은 3세들에게 IT 회사의 지분을 넘겨줌으로써 편법적인 상속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행법상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거래 조사 이외에는 별다른 제재 수단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IT 회사와 여타 계열사와의 거래가격을 적정수준으로만 유지한다면, 지배주주 일가의 부당이득 취득과 관련한 법률적 위험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모범 사례 보고서는 대규모기업집단 내 IT 회사의 편법적인 상속 논란의 소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지배주주들의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한 회사는 설립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이미 설립된 회사들의 경우 현대백화점그룹이 좋은 해결방법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2006년 6월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내 IT 전문회사인 HDSI의 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HDSI 는 2002년 7월 22일에 설립되었으며, 정지선 부회장이 70%, 현대쇼핑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HDSI 역시 다른 IT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계열사의 지원성 거래를 통해 급성장하였으며, 2004년의 경우 관계사매출은 총 매출의 92%, 2005년의 경우는 95%이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그룹은 “매출의 대부분이 그룹내에서 생기며 회사 운영이 지배주주를 위한 것이라는 논란의 소지”가 있어 HDSI 를 해산하기로 결정하고, HDSI의 사업부문을 현대 H&S에 매각했다. 이러한 현대백화점그룹의 결정은 지원성 거래를 통해 성장한 회사를 원상태로 회복시키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지배주주 존재 유무에 따른 차이 2007년 4월 기준 62개의 상호출자제한 대규모기업집단이 있으며, 이중 19개 기업집단은 지배주주가 없으며 43개 기업집단은 지배주주가 존재한다.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43개 기업집단 중 IT회사가 계열회사로 있는 기업집단은 28개(65.12%)인 반면,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19개 기업집단의 경우는 4개(21.05%)만이 IT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배주주가 있는 기업집단이 별도의 IT 회사를 설립하고자 하는 유인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IT회사들의 소유구조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28개 기업집단의 IT회사 수는 총 ! 30개이다. 지배주주 및 가족들이 보유한 평균 지분율은 37.97%이며,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12개사, 2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의 경우는 18개사이다. 이들 회사 중 지배주주 및 가족들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경우는 태광그룹 소속의 태광시스템즈와 한화그룹 소속의 한화에스엔씨 등 2개사이다. 태광시스템즈는 이호진 회장이 51%, 그 아들인 이현준씨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에스앤씨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아들들이 100%를 보유하고 있어 상속의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30개 IT 회사에 대한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의 평균 보유지분은 85.42%로 이중 계열회사가 45.59%, 임원 및 재단이 1.86% 그리고 지배주주 및 가족들이 37.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배주주 및 가족들의 지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배주주가 13.06%, 가족들이 6.84% 그리고 직계비속이나 2~3세 친인척 등 재벌 2~3세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8.08%이다. ▲IT회사와 계열회사와의 거래관계 30개 IT회사 중 5개사는 감사보고서가 없어서 관계회사와의 거래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이를 제외한 25개사의 관계사 매출은 총매출의 64.97%(5년간 평균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사 매출이 90% 이상인 회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오토에버시스템즈와 한진그룹의 싸이버로지택 그리고 롯데정보통신이다. 또한 총 25개 IT회사 중 3개사를 제외한 22개사의 관계사 매출 비중이 40%를 초과하고 있다. 즉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IT회사들 대부분이 계열사 거래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금액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들 IT회사의 5년간 누적 총매출은 29조7644억원이었으며, 이 중 관계사 매출은 총매출액의 60%에 해당하는 17조9001억원이다. 25개 IT회사 중 매출과 관계사 매출 금액이 가장 큰 회사는 삼성SDS이다. 삼성SDS의 경우 이학수 사장과 김인주 부사장, 그리고 고 이윤형씨가 보유했던 주식을 합할 경우 지분율은 29.6%로 증가한다. 또한 SKC&C의 경우 원래 최태원 회장 및 가족들이100% 보유하던 회사였으며, LGCNS의 경우 1999.4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19.4%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주회사 전환 등을 계기로 지분을 매각하여 지분율이 낮아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