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가족끼리 경영 도마에 올라
애경 가족끼리 경영 도마에 올라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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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지분관계-안개 속 후계구도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전문경영인 도입 등 선진경영기법을 수용하고 있는 가운데 애경그룹은 오너 본인은 물론 가족과 나눠먹기식 경영을 하고 있어 도마에 올라 시류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초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원인사를 단행한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의 차남인 채동석 애경백화점 전무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채동석 사장은 유통부문 전권을 차지하고, 장남인 채형석 그룹부회장은 그룹경영 2인자의 자리로 돌아왔다. 애경그룹의 지주격인 애경산업은 장녀인 채은정씨의 사위인 안용찬 사장이 삼남인 채승석씨는 애경개발 사장이 그대로 맡았다. 애경 장영신 회장은 슬하에 3남1녀를 두고 있는데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결국 장영신 회장을 중심으로 대물림의 틀이 갖춰놓은 것이다. 이처럼 대물림에 의한 경영권 장악이 가능한 이유는 그룹오너와 가족들이 소유한 복잡한 지분관계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부실 도미노현상 일어날수도 애경산업 지분 75%를 보유한 애경유지공업의 경우 지분 100%가 장영신 회장 가족소유에 해당하며 애경유화 등 15개 계열사에도 최소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애경유지공업의 경우 채형석 부회장이 가장 높은 지분을 가지고 있으나 향후 장영신 회장의 지분의 향배에 따라 실제적인 대물림의 주인이 가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애경그룹의 지배구조의 문제는 황제식 경영을 위한 지분구조이다 보니, 편법 상속이나 증여 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그룹일가가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선 계열사 간 상호출자가 자유로워 언제든 부실 도미노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룹 지주회사는 어디? 애경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는 백화점을 운영하는 애경유지공업이다. 애경유화는 상장회사지만 애경유지공업은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지분율이 공개되지 않으나, 장영신 회장을 비롯해 패밀리들이 100%를 갖고 있다. 그룹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는 셈이다. 애경유지공업은 애경산업, 애경개발, 애경화학 등을 지배한다. 그리고 제2지주회사로 떠오른 ARD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했으나 최근 애경유화가 지난 4월말 애경유화가 보유중인 디피앤에프(이하 지분율 40.9%) 수원애경역사(24.6%) 평택역사(8.51%) 등 유통관련 지분을 총 461억원에 ARD홀딩스에게 현물출자하고, 대신 애경유화가 홀딩스 주식을 받는 지분정리를 단행했다. 따라서 애경유화는 ARD홀딩스 지분 32.44%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채형석 부회장이 세운 회사로 분당삼성플라자, 평택역사, AK네트워크, 디피앤에프, 제주항공 등을 장악하는 구조다. 애경은 2008년까지 지주회사인 ARD홀딩스를 상장할 계획으로 ARD홀딩스가 지주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상장하기 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산 규모를 비롯해 외형을 크게 늘려야 하기 때문에 삼성플라자를 인수한 ARD홀딩스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애경유화 역시 패밀리들이 27% 지분을 갖고 있다. 지배구조를 봤을 때 애경유지공업을 장악해야만 그룹을 손에 쥘 수 있다. 그러나 채형석 부회장은 어머니 장영신 회장의 지원 없이는 경영권 확보가 불가능하다. 만약 장영신 회장이 애경유지공업 보유 지분을 2남인 채동석 사장에게 모두 넘기면 경영권은 채동석 사장에게 넘어갈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채형석 부회장이 회장 취임을 미루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제주항공이 흑자경영으로 돌아섰을 때가 경영권 이양 시기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내부 시각도 있다. ▲후계구도는 아직 안개속 애경의 후계 구도는 1970년 창업주 고 채몽인 사장의 사망 당시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채 사장이 창립했던 애경유지공업의 지분은 당시 상속법에 따라 장남 위주로 배분됐고, 이러한 모기업의 지분 구도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등 유통 사업을 일궈냈던 장남 채형석 부회장은 유통 부문을 차남 채동석 애경유지공업 사장에게 물려주고 2002년 그룹 부회장으로 취임, 현재까지 사실상 그룹을 이끌고 있다. ‘장남이 40대가 되면 사업을 물려주겠다’고 공언해 왔던 어머니 장영신 회장은 ‘보고는 받되 지시는 않는’ 선으로 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렇다고 ‘오늘의 애경’을 일궈낸 장 회장이 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뗀것은 아니다. 미국ㆍ일본 등 대다수 합작사에서 오랜 파트너인 장 회장에 대한 신뢰가 탄탄한 것을 비롯, 대외 업무 분야에서 장 회장의 역할이 여전히 막중해 향후 행보가 크게 후계구도에 작용하리라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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