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 프리미엄 바람이 분다
소주에 프리미엄 바람이 분다
  • 강세훈
  • 승인 2007.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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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류업체들 저도수 소주 경쟁에 이어 이제는 고급소주 전쟁
지난해 소주시장에 저도수 바람이 불더니 올해는 프리미엄 바람이다. 저도수 소주시장은 젊은 여성층의 소비가 늘어나고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소비자의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20도를 두산주류BG(이하 두산)의 ‘처음처럼’이 깨더니 진로도 19.8도의 ‘참이슬 후레쉬’를 내놓아 뜨거운 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 소주 트렌드는 ‘프리미엄’이다. 용기 디자인과 색깔부터 세련돼져 기존의 녹색 둥근병에서 탈피해 다양한 색깔과 형태의 용기가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1996년에도 한때 프리미엄 소주 바람이 불기도 했다. 보해양조에서 최초로 ‘김삿갓’을 출시하기도 했고 그 이후 진로의 ‘참나무통 맑은 소주’가 인기를 끌면서 프리미엄 소주 마케팅의 성공적인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당시 프리미엄 소주는 일반 소주에 비해 배 이상의 가격에 팔렸지만 소비자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IMF이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프리미엄 소주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그럼 왜 지금서야 다시 프리미엄 소주가 각광을 받고 있는 걸까? 장기간의 경기 침체에 머물러 있던 소비 시장에 프리미엄의 바람은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소주 시장만을 놓고 봤을 때는 당시 프리미엄 소주를 그리워하는 소비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라는 평가다. 일본에서도 희석식 소주보다 증류식 소주의 시장이 훨씬 크다는 점은 프리미엄 소주시장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비싸지만 품격있는 '일품진로' 진로는 지난달 17일 순쌀 100%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를 내놨다. 일품진로의 특징은 기존 소주와는 달리 천연의 목통에서 배어나온 맑은 호박색의 소주로, 숙성의 부드러운 맛과 중후한 향이 풍부해 목 넘김이 좋고 숙취부담이 적다. 세련된 디자인의 투명한 유리병에 숙성용 목통을 실크 인쇄해 숙성소주의 이미지를 부각시켰으며, 특히 병목 상표를 따로 부착해 고급제품으로서의 가치와 품격을 높였다. 소주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저가 위스키 보다 질 좋은 고급 소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진로는 이 제품을 호텔, 고급 한정식, 일식업소 등을 중심으로 월 8500상자만 한정판매 하고 있으며, 고급업소를 중심으로 위스키를 비롯한 전통주 등을 경쟁상대로 삼아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출고가는 7500원이지만 업소에서는 3만5000원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처음처럼 프리미엄’ 두산에서도 ‘처음처럼 프리미엄’을 내놨다. 3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이 제품은 기존 처음처럼과 마찬가지로 알칼리수를 사용했지만 처음처럼 프리미엄은 오크통에서 10년간 숙성시킨 증류주를 블렌딩한 것이 다르다. 그 결과 소주의 맛이 더욱 깊고 부드러워졌으며, 디자인 역시 사각병과 청록색을 가미한 라벨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한다. 기존 두산의 마케팅 활동이 20~30대 젊은 층에 집중됐던 것과는 달리 처음처럼 프리미엄은 일식, 한정식, 고급 고기집 등을 중심으로 판촉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고급 소주의 수요층인 중장년층을 공략할 전망이다. 출고가는 1050원이고 업소에서는 5000원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청풍' 지방소주 중에서는 충북소주가 유일하게 고급소주 시장에 진출했다. 충북소주는 2005년부터 이미 ‘청풍(淸風)’이라는 이름을 걸고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프리미엄 소주로 각광받고 있었다. 그 여세를 몰아 지난 3월부터 충북소주는 국내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청풍은 물맛을 강조하기 위해 고급 투명병을 사용했으며 자연스런 상표 디자인과 목라벨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한다. 게다가 이 제품은 2006년 산업자원부선정 우수산업디자인 상품(GD마크)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제품 역시 한정식, 일식 등 고급 음식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중장년층을 겨냥해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방소주 치고는 이례적으로 대형할인점과 마트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다. 출고가는 3250원이다. 강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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