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버핏과 IT가 만났을 때
워렌버핏과 IT가 만났을 때
  • 김영진 기자
  • 승인 2007.0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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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정석’ 저자 스타키안
주식투자의 정석? 마치 고교시절 수학의 바이블로 섬겼던 ‘수학의 정석’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정석(定石)’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투기’를 조장하는 서적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게다가 저자도 실명을 밝히지 않은 ‘스타키안’이란다.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출판사가 ‘위즈덤하우스’다. 위즈덤하우스라면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배려’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 서적을 출판한 메이저 출판사가 아닌가. 새로운 무언가를 건져낼 것만 같은 느낌이 오감을 감싼다. 책을 펼쳐보니 책의 구성과 필체가 여느 증권서적과는 달리 쉽고 명료하게 기술돼 있다. 워렌버핏의 가치투자를 한국 주식시장에 접목해 일목요연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도 그렇거니와 무엇보다 읽기가 쉽다. 그 이유는 주식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주얼한 자료를 다양하게 첨가했고 실적과 주가라는 양대 차트를 활용해 수많은 기업의 사례를 소개한 저자의 땀이 한몫 한터. “가치투자가 정석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목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처음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를 갔는데, 출판사 측에서는 핫(Hot) 셀러가 될 것 같지 않다고 시큰둥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핫셀러를 만들려고 책을 내려는 것이 아니라 롱(Long)셀러를 만들고 싶어 책을 내려고 한다’구요. 그랬더니 출판사에서 저의 의도를 호의적으로 받아줬고 운이 좋게도 좋은 출판사에서 책을 내게 돼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쓰고 있는 ‘스타키안’이란 필명은 무슨 뜻일까? “현재 제가 운영하고 있는 ‘스타키(stocky)’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1650여개의 국내 상장기업들의 실적과 재무, 가치 등의 추세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타키는 스탁(stock)의 형용사형이자 ‘튼튼한’, ‘강인한’이란 뜻을 지니고 있죠. 따라서 스타키안이란 뜻은 증권인이란 뜻을 지니기도 하지만 ‘강인한 사람’이란 뜻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가 현재 운영하고 있다는 스타키라는 회사는 공시 자료에서 데이트를 자동 추출해 모든 재무제표, 재무비율, 항목 등을 실시간에 가깝게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 서비스는 자체 홈페이지에서는 물론 팍스넷이나 머니투데이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고 올해 1월부터는 이트레이드 증권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이트레이드 증권에서는 오픈 2달 만에 하루 1만 페이지뷰가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이렇게 증권관련 서비스 회사도 운영하고 있고 증권서적도 낸 인물이라면 어느정도 증권계에는 알려져 있을 법도 한데 실상 그는 이 계통에 인맥이 거의 없다고 한다. “저는 원래 IT벤처기업을 경영했던 사람입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스타키라는 재무정보사이트도 운영할 수 있었겠지요. 주식에 관심을 가진 건 기업경영에 있어 주가는 초미의 관심사기도 하고 또 개인적으로도 예전부터 주식투자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요행을 바라고 주식투자를 했었죠. 어떤 때는 14일 연속 상한가를 맞춘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던 중 2005년도쯤에 워렌버핏의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됐습니다. 그 책을 읽고 과거 단타매매를 하고 루머에 휩쓸리고 차트만을 보고 투자를 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워렌버핏의 책을 보면서 주가는 단기 상승에 있는 것이 아니고 기업의 내실과 실적을 봐야 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기업의 본질을 보게된 거죠. 한마디로 워렌버핏과 IT가 만나 오늘의 스타키안이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스타키안의 저서 ‘주식투자의 정석’(위즈덤하우스)
이런 그의 과거 경험 때문에 그는 철저히 가치투자자로 변모할 수 있었고 또 개인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지금의 회사도 만들게 됐고 책도 내게 된 것이라고 한다. “1650여개 상장된 기업 중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커버하는 기업들은 200여개 밖에 안 됩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인력의 한계도 있고 또 그들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형우량주 위주로 커버하고 있죠. 하지만 실상 개인투자자들은 중소형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제대로된 정보도 얻기가 쉽지 않아 루머에 휩쓸리기 쉽고 지뢰밭을 걷는 마음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보의 심각한 왜곡현상이죠. 그래서 저는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애널리스트들이 커버하지 않는 알려지지 않은 우량기업들을 발굴해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는데 일의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책 마지막에는 1650여개 상장된 기업들 중 마치 진흙속의 진주 같은, 12분기 동안 연속 흑자를 낸 644개의 기업들을 선별해 놓은 ‘Gold Map’을 공개해 놓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스타키안이 가진 IT기술의 노하우와 가치투자에 대한 철저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스타키안은 앞으로 그의 필명을 상품이나 서비스의 브랜드들처럼 브랜드화 시키고 싶다고 한다. 조만간 스타키안이란 이름으로 책도 여러권 더 출간할 예정이라고. 그래서 그는 굳이 실명을 밝히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일반 개인투자자였을 당시, 주식투자정보의 목마름과 왜곡을 어느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해 본 스타키안. 그는 어느새 그 갈증을 해갈해 줄 위치에 서있다. 그의 과거 경험이 오늘을 사는 투자자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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