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자체개발 신약없이 승승장구
한미약품 자체개발 신약없이 승승장구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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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냐 투자사냐 , 영업의 달인·투자의 귀재...본업은?
신약없는 제약회사’ ‘영업의 달인’ ‘투자의 귀재’ 지난해 매출액 4221억원으로 제약업계 2위인 한미약품에 대한 평가다. 한미약품은 1990년대만 해도 20위권 밖에 있던 작은 제약사였으나 의약분업을 계기로 무섭게 성장해 2006년 유한양행을 따돌리고 업계 2위에 올랐다. ▲자체개발 오리지널 신약은 전무 한미약품은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은 1967년 성병치료제를 판매하던 임성기약국을 운영하다 1973년 임성기제약을 설립한 후 한미약품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한미약품은 창업 후 무려 33년 연속 흑자라는 진기록과 함께 의약분업 이후에는 매년 20%대의 초고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1998년 매출액 1185억원, 1999년 매출액 1151억원이던 한미약품은 2000년 의약분업이 실시된 이 후 지난해에 매출액 4221억, 영업이익 525억원, 당기순이익 726억원을 기록하며 제약업계 2위에 오른 것이다. 한미약품의 초고속 성장 동력은 ‘복제 처방약’으로 매출액의 80%가 치료제이며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미약품은 외국제약사가 개발한 오리지널 약물을 기반으로 한 ‘개량신약’ 또는 ‘복제약’이 성장 동력이었다. 국내 10대 제약사 중 순수 제약업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입약 전문기업인 제일약품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신약이 없는 기업은 한미약품이 유일하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중외제약, 종근당, LG생명과학, SK케미칼, 동화약품, 부광약품, 유유, 일양약품 등 중하위권 기업들까지 자체 신약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미약품은 기존 약물을 개조한 개량약이 전부다. 제약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은 남들이 개발해 놓은 신약을 모방하는 기술은 뛰어나지만, 자체 신약 개발능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비슷비슷한 복제약을 판매하면서도 다른 제약사에 비해 영업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병의원에 대한 로비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FTA 타결시 한미약품 가장 큰 충격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기간이 연장된다면 개량신약 개발에 주력해왔던 한미약품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한미약품의 행보를 최근 의약품 시장상황 변화와 연결 지었다. 신약 보유기업인 동아제약 지분을 지렛대로 삼아 자체 약점을 보완하고 기업 규모의 거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전략까지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 한미약품은 보유 유가증권을 통해 약 200억원에 이르는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었다. 지난해 280억원 가량인 당기순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4년 동신제약의 지분을 1%에서 7.9%로 늘린 뒤 주가가 오르자 다음해 지분을 매각, 약 5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지금은 SK케미칼의 일부분이 된 동신제약은 한때 한미약품과 SK케미칼의 인수합병 경쟁이 부각되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었다. 결과적으로 한미약품은 스스로 상승재료의 주체가 되어 막대한 차익을 낸 뒤 유유히 퇴장했다. 방송가에서도 한미약품의 투자실력은 알아준다. 지난해 케이블TV 영남방송을 매각해 400억원의 차익을 올렸고 최근에는 지주회사 전환 문제로 어수선한 SBS지분도 확보했다. SBS 지분 1.6%를 갖고 있는 한미약품은 귀뚜라미와 한주흥산 등과 함께 지주회사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미는 이밖에도 매일경제TV 주식 4만주(0.73%)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지분 대량 매입은 그들의 주장대로 단순투자(?)만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동아제약의 경영을 직접 간섭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가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경영참여 또는 적대적 M&A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한미약품측 일련의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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