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경쟁업체 CI·BI 개발 양다리는 기본?
동종 경쟁업체 CI·BI 개발 양다리는 기본?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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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손해보상하라” 랜도사를 대상으로 중재신청…표절 의혹도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CI(기업이미지)와 BI(브랜드이미지)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회사가 동종 경쟁업체간 겹치기 제작을 하고 있어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보상 중재신청 최근 대한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새로운 CI 제작과 관련해 미국의 브랜드 개발 전문업체 랜도(Landor)사를 상대로 ‘계약 위반으로 발생한 손해 110만 달러를 보상하라’며 중재신청에 나섰다. 지난 2003년 6월 랜도사와 CI 계약을 체결하며 ‘향후 4년간 다른 경쟁사(항공업체)와 유사한 계약을 맺지 않는다’고 합의한 것을 랜도사가 어겼다는 주장이다. 랜도사가 지난 2004년 9월 대한항공 CI 작업 종료 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CI 개발 계약을 맺은 것을 가리킨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해 1월 1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업 이미지 개선작업의 일환으로 새 CI를 공개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랜도사에 대한 배상신청으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랜도사 측은 계약 당사자가 항공사인 아시아나가 아니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체적인 CI라는 점에서 대한항공 측이 주장하는 ‘동종업계 계약 금지’ 조항에 걸리지 않는다는 주장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I 논란은 금호아시아나 측에도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빨간색 화살표 모양의 새 로고를 옷에 부착하는 배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정장이나 근무복에 빨간색 배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내부 비판론이 일어나 결국 은회색 배지를 따로 만드는 굴곡을 겪었다. 회사 관계자는 “외국회사에 비싼 돈 주고 만든 로고치곤 너무 단순하다”고 말했다. 또한 오스트리아항공이 빨간색 화살표 모양의 로고를 이미 사용해왔는데 이 로고 역시 랜도사가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말이 많다. ▲랜도사의 표절 의혹 랜도사는 LG그룹, GS그룹의 CI 작업도 담당했는데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곤혹을 치르고 있다. GS의 로고는 국내 중견기업인 삼이실업의 로고와 유사하고 프랑켄슈타인 서체라는 글꼴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갖다 썼다. 프랑켄슈타인체의 S자와 GS의 로고의 차이라면 S자의 꼬리 부분을 좀 짧게 자르고 빨강 초록 파랑의 삼색을 부여했다는 정도이다. 때문에 GS 쪽에서 랜도사의 디자인을 채택하기 이전에 사전조사가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참이슬 VS 산 VS 처음처럼 한편 CI 논란에 이어 BI 논란도 일고 있다. 브랜드컨설팅 회사 크로스포인트(대표 손혜원)는 경쟁업체간 대결이 치열한 소주시장의 대표주자인 진로와 두산주류의 대표적 BI를 제작했다. 손 대표는 1996년 ‘참나무통맑은소주’는 회의하던 중 즉석에서 만들었고, 1998년 ‘참眞이슬露’는 6일 만에 만들었다. 또한 2000년 ‘山’을 만들고, 2006년 ‘처음처럼’은 단 2주일 만에 완성했다. 브랜드개발 전문가는 “경쟁이 치열한 상호 회사의 라이벌 의식이 애꿎은 비용 낭비만 초래하고 있다”며 “결국 한 회사에서 경쟁업체간 디자인 개발은 유사하기 쉬워 서로를 향해 디자인 험담과 시장독점 논란 등을 제기하며 상호비방전을 펼치고 있다”라며 디자인 개발사들의 양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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