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홈에버 ‘깡치기’ 의혹
이랜드 홈에버 ‘깡치기’ 의혹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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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매장 매출액 부풀리기로 유통시장 왜곡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하면서 ‘홈에버’란 새로운 브랜드로 유통시장에 야심차게 뛰어들었으나 출범 초기부터 ‘깡치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깡치기 논란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유통시장 질서를 심하게 왜곡시키는 것이어서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출 부풀리기 위해 손해 보는 장사 최근 이랜드 홈에버 노동조합에 따르면 새로 오픈하는 홈에버 매장에서는 폐점 이후 일명 ‘상품권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랜드 홈에버에서 하고 있는 ‘상품권 깡치기’는 깡업자(시중 유통 상품권 5% 싸게 구입) => 홈에버 매장(깡업자는 가전제품 10% 싸게 대량 구매하고 상품권으로 홈에버에 대금 결제) => 깡업자(구입한 제품을 소매상에게 현금 판매) 하는 구조다. 결국 깡업자는 10~15% 정도의 이익을 본다. 물론 홈에버는 밑지는 장사다. 그러나 홈에버는 신규 오픈 지점에 입점한 매장 보수공사를 한다는 명분으로 제고정리를 하도록 하고 깡업자들은 제고정리를 위해 내놓은 제품을 싸게 대량으로 구매하고 상품권으로 대금 결제를 한다. 홈에버에서 싸게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손해를 보나 궁극적인 목적은 신규 오픈점 매출 규모에 따라 향후 영업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받기에 매출을 부풀릴 수 밖에 없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홈에버에서 이뤄지는 ‘깡치기’는 홈에버 매장 물건을 사들이는 사람들은 주로 동대문 근처에서 활동하는 ‘깡업자’들이다. 깡업자들은 동대문이나 명동 등에서 유통되는 상품권을 4~5% 정도 싸게 산 후 이 상품권을 이용해 ‘홈에버’ 매장에서 물건들을 사들인다. 특히 깡업자들이 ‘홈에버’에서 물건을 살 때는 대량의 물건을 원가이하로 사기 때문에 다시 이익이 발생한다. 깡업자들은 이 물건들을 인터넷 쇼핑몰이나 용산 등에 되판다. 이 과정에서 깡업자들이 보는 이익은 전체 물건가의 10~15% 정도이다. 이같은 ‘상품권깡’은 신용카드처럼 증거가 남지 않아 단속을 피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들어 유행하는 수법이다. 특히 ‘상품권깡’은 제재할 법적근거도 없는 상황이며 단속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유통방식은 탈세로 이어짐과 동시에 소규모 지방가전제품 업체들을 초토화시켜 유통시장의 질서 자체를 왜곡시켜 버린다는데 그 폐해가 있다. 가뜩이나 대형마트 주변의 영세 상인들이 고전하고 있는 마당에 이같은 행태는 대형유통업체의 또 하나의 ‘모럴해저드’인 셈이다. 물론 홈에버 측은 밑지는 장사다. ‘홈에버’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가전제품을 원가이하로 파는 이유에 대해서 관계자는 “사업초기에 매출을 부풀려 소비자들이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즉 이랜드가 지난해 까르푸를 인수한 가격은 1조7000억원 전후로 알려져 있다. 이랜드는 이중 1조4000억원 정도를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컨소시엄에서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측이나 소비자들에게 초기 매출은 홈에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홈에버 상암점은 지난 12월 오픈 당시 매출이 25억원으로 대형마트 하루 매출액 신기록을 세웠다며 발표했으나 이를 두고 이마트 측과 신경전을 벌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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