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과 담대함을 가진 ‘종합예술인’이 돼라
소신과 담대함을 가진 ‘종합예술인’이 돼라
  • 조남호 기자
  • 승인 2006.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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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투자전략팀 김세중 팀장
증권관련 기사를 읽다보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동원·한투증권을 거쳐 올해 초 새롭게 신영호(號)의 조타수를 맡게 된 김세중 투자전략팀장. 기자가 약속된 시간에 인터뷰를 하러 그를 찾아 갔을 때도 그는 이번에 새로 채용된 신입 연구원들의 교육 때문에 몸을 뺄 수 없어 20여분 뒤에야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지난해 국내 유수의 경제지 선정 베스트 스트래터지스트로서, 과연 김 팀장이 생각하는 스트래터지스트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생각할 시간도 갖지 않고 곧바로 대답한 김 팀장의 말이 걸작이다. “저는 스트래터지스트를 ‘종합예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 글로벌한 부분 등 다양한 분야의 사소한 부분까지 나름대로 캐치를 하고 있어야 하죠. 애널리스트는 자기가 맡고 있는 분야만 알면 되지만, 스트래터지스트는 그게 아니거든요. 전반적인 시장에 대한 뷰(View), 즉 주가가 오를거냐, 떨어질거냐, 어떤 종목이 괜찮냐에 대한 조율이기 때문에 종합예술인이 돼야 합니다. 어느 한쪽만 잘해서는 안되죠. 그리고 회사에서 나오는 모든 종목의 리포트를 꾸준히 읽고, 그 과정에서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떤식으로 비중을 가져갈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김 팀장은 증권가의 후배 연구원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으로 ‘소신’과 ‘담대함’을 들었다.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에 자신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이다. 기회는 위기와 함께 찾아온다고 했던가. 증권가에 발을 들여 놓은 지 13년차가 된 김 팀장도 자신의 소신과 주변의 평가 사이에서 갈등을 겪은 적이 숱하게 있다고 한다. “2004년 5~7월까지 주가가 막 빠졌죠. 당시 비관적인 시각들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낙관적인 시각을 가졌었죠. 그때 손석희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초빙됐는데, 다들 주가가 안좋을 거라고 하는데 왜 당신은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 따지더군요. 그래서 제가 분석한 바를 토대로 낙관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 후 8월부터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죠. 지금 생각하면 다행스런 일이지만, 그때 당시가 큰 위기이자 기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광스런 기회였죠.” 대학시절부터 스트래터지스트에 뜻이 있었던 그는 경영학과를 다니면서도 경제학쪽에 더 관심을 두고 공부를 했다고 한다. 대학교 재학 당시 재경부 행시에 도전을 했는데, 그때 공부 한것이 지금도 밑바탕이 돼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재경부 행시에서 저는 1차에 붙었으나 2차에서 아쉽게 떨어졌죠. 그런데 아주 친한 친구 역시 같이 시험을 봐서 그 친구는 2차까지 합격을 해 재경부 생활을 하게 됐고, 저는 증권사에 입사했죠. 그 뒤 각자의 생활을 하느라 서로의 근황도 모르고 지냈는데, 정확히 12년 만에 서로 다른 길을 가던 그 친구와 우연하게도 한배를 타게 됐습니다. 재경부에 갔던 그 친구가 신영증권의 IB쪽으로 입사를 하게 된거죠. 저는 신영증권에 올해 초에 들어왔는데, 그 친구는 재경부 과장으로 생활하다가 7월에 들어오게 됐죠. 우연이라 치부하기엔 정말 놀라운 일이었죠.” 그럼 두 분이 함께 변화하는 신영의 미래를 이끌어 가겠다는 기자의 질문에 쑥스러운 듯 웃음을 짓지만, 곧바로 자신있게 대답하는 김 팀장의 모습이 당당하기만 하다. “이전까지 신영의 시스템은 보수적인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현재 각 증권사의 핵심은 자통법 대비입니다. 자통법의 핵심은 아주 복잡한데 그 논리를 단순화 시키면, 얼마나 자본금이 큰 회사인가, 그 자본금을 가지고 리스크테이킹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다양한 상품개발과 운영능력입니다. 이에 IB의 중요성과 리서치의 백업이 굉장히 중요해졌죠. 그런 과정에서 리서치분야의 보강을 위해 제가 오게 됐고, IB쪽은 그 친구가 오게 된거죠.” 워낙 바쁜 그이기에 더 이상 시간을 뺏을 수 없어 마지막으로 김 팀장이 가지고 있는 꿈에 대해 물어봤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많이 개선돼 리서치 환경도 좋아졌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나이가 들어서도 애널리스트로서 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그런 환경이 조성되고 사례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나이가 들더라도 글을 쓰면서 증권시장에서 전략가로 남고 싶습니다.” 증권업계 선두권 진입이라는 신천지를 향해 항해하는 신영호(號)와 그 배의 키를 잡고 있는 조타수 김세중 팀장의 행보에 더욱 주목해볼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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