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변신 곳곳에서 복병 만나
애경변신 곳곳에서 복병 만나
  • 이상준·김세형 기자
  • 승인 2006.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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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불투명·고객 불신으로 사업 존폐 위기
애경그룹은 지난해 50주년을 기점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애경은 기존의 생활용품·화학·유통 등 3개 사업에 그룹 역량을 집중시키고, 여기에 새로운 사업으로의 진출도 모색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애경은 생필품 회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통해 종합그룹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있다. 특히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은 애경의 영토 확장과 신사업을 주도하며 애경그룹의 중흥을 꾀하고 있다. 유통 및 부동산 개발, 항공사업은 채 부회장이 애경의 중흥을 위해 내세운 핵심무기다. 그는 최근에는 그룹 내부적으로 실무형 부회장 체제를 구축해 경영의 안정성을 꾀하는 한편 해외사업으로도 관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삼성플라자 분당점 인수나 저가항공 ‘제주항공’ 설립 등을 주도한 채 부회장의 행보를 미심쩍게 보고있다. ▲삼성플라자 인수는 악수(?) 애경은 삼성플라자 분당점이 ‘알짜’매장‘이란 점을 내세워 업계의 우려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다. 애경 관계자는 “활발한 상권을 활용해 수익성을 개선시킨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외형적으로는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선발주자들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지만 이익률만 놓고 보면 지역 1위 점포가 두 군데일 정도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유통업체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당지역에서 각 유통업체를 누르며 1위 자리를 지켜온 ‘알짜 점포’라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엔 한계가 있다. 인근 지역인 판교와 죽전 지역에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기 전까지란 단서가 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플라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현대백화점은 판교지구 선점에 올인을 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분당지역엔 이랜드가 운영하는 뉴코아백화점과 1998년 블루힐 백화점을 인수해 재개장한 롯데백화점 분당점이 들어선다. 뿐만 아니라 내년 초 용인죽전엔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온다. 분당지역의 경우 각 매장까지의 거리가 10∼15분 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플라자의 매출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고 업계는 지적한다.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사이에 끼인 ‘넛크래커 속에 끼인 호두’(품질과 기술경쟁에서 밀리고 가격경쟁에서도 밀리는 현상)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는 후계 1순위인 채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화려한 비상을 꿈꾸며 벌인 무리한 사업영역 확장이 자칫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향후 애경의 삼성플라자 인수결정이 채 부회장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항공사업은 안전성에 구멍 애경그룹이 틈새시장을 노리고 진출했던 항공사업이 저가항공사의 잇단 안전사고로 뛰뚱거리고있다. 신사업 구상의 일환으로 제주도와 공동출자해 설립한 제주항공이 자칫 계륵의 처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애경그룹은 비슷한 입장인 한성항공의 사고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저가항공의 안정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자칫 제주항공으로 불똥이 옮겨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경측은 안정성 문제로 인한 고객의 발길이 뚝 떨어질 것을 염려하고 있는 눈치다. 사건은 지난달 28일 제주공항에서 한성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앞바퀴가 부러져 동체가 활주로에 주저앉은 사고다. 한성항공은 운항 초기인 지난해 10월 제주공항에서 타이어 펑크로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와 지난 7월 꼬리날개 부분의 전선계통 이상으로 결항이 되기도 했다. 제주항공도 한성한공과 비슷하게 지난 6월부터 공기흡입 조절판 이상, 엔진오일 압력 계기판 오작동으로 인해 안정성에 문제가 제기됐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김해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기체 뒷부분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안정성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매출의 감소와 직결될 지 고심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가항공의 잇따른 기체결함과 사고로 항공기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하고 있어 상황이 만만치 않게 돌아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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