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맨 인생은 CEO 손에 달려있다
홍보맨 인생은 CEO 손에 달려있다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6.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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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맨들의 명암]연말인사에 “웃고” vs “울고”
“이 자리에서 5년 이상을 버텨내면 승진은 0순위죠. 문제는 몸이 그때까지 따라주느냐 입니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데 탈이 없어야 하는데, 승진이 돼도 몸이 망가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어떤 홍보맨의 하소연이다. 최근 기업 이미지와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홍보맨들의 중용이 크게 늘어나 위상이 급상승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생각하기 쉽지 않았던 사장 승진자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입’인 홍보맨들은 “자신들 이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는 CEO 손에 달린 파리 목숨과도 같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불투명한 경영환경과 사회 전반에 확산된 반 기업 정서 등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인 만큼 홍보맨들이 기업 내에서 중용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의 전체적인 흐름과 오너들의 생각을 가장 빨리 파악한다는 점도 홍보맨들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오너의 과오와 실수를 용납하지 않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한 목숨을 가지고 있다는 단점도 있다”고 전했다. ▲“울고” 동아제약은 오너 관련 잇따른 보도에 홍보팀장을 문책성 인사를 했다(?). 동아제약은 지난 10년 동안 홍보팀을 이끌어온 이준원 부장을 기업문화실로 전보 발령했다. 홍보팀장 인사는 일상적인 정기인사로 홍보강화를 위한 인력보강이라고 밝힌 동아제약의 입장을 단순하게 정기인사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동아제약 안팎의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강신호 회장의 황혼 이혼과 아들들과의 지분 매입을 둘러싼 갈등설 보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묻는 인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언론에 사전 배포한 ‘이해를 구하는 해명자료’가 화근이었다. 토지공사 조재영 홍보실장은 이 자료가 불똥이 될 줄 몰랐다. 기자들에게 배포한 간곡한 호소문이 6년 이상 조직 홍보를 위해 힘써온 노병의 ‘직위해제’를 불러온 것이다. 지난해 ‘국가 주요시책 홍보 유공자’로 선정돼 대통령표창까지 받은 조 실장은 하루아침에 퇴장을 당하게 됐다. ▲“웃고” 눈길끄는 홍보맨으로 권오갑(55)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지난 97년부터 서울사무소에서 홍보를 맡기 시작해 10년째 현대중공업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장성지(53)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무도 삼성전자와 대한항공을 거쳐 지난 88년 아시아나항공 홍보팀장으로 입사한 장 전무는 홍보업무만 20년째다. 재계 마당발로 통하는 장 전무는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명호(54) 한솔그룹 부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98년 외환위기가 한창일 때 홍보업무를 시작해 그룹 재기에 한몫을 했다. 이 밖에 KT 인사에서 이병우(50) 홍보실장이 전무로 승진해 마케팅본부장으로 KTF와 신세계의 홍보실장인 유석오, 박주성 상무보도 나란히 상무로 승진했다. 기업 PR 업무가 중요한 가운데 홍보맨 출신 사장들도 맹활약중이다. 윤석만 포스코 사장, 김진 두산그룹 홍보실 사장, 최한영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사장 등은 홍보업무에서 그룹 및 기업의 샐러리맨 최고직인 사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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