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리더십]교회세습 풍토바꾸다
[조용기 리더십]교회세습 풍토바꾸다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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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담임목사 선출과정 타교회에 타산지석
국내 교계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2대 담임목사 선출을 한국 교회사의 새로운 장을 연 역사적 쾌거로 받아들이면서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상당수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 직이 2세에게 세습되거나 사실상 전임자의 뜻에 따라 결정돼온 관행과 철저히 결별했기 때문이다. 등록신자 75만 명으로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특별당회에서 나온 교인들의 의견에 따라 ‘포스트 조용기’ 시대를 이끌 후계자로 이영훈 미국 나성순복음교회 목사를 선출한 것은 한국 개신교회가 세습이라는 봉건적 구습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에 민주적 절차의 의미는 더욱 크다. 특히 순복음교회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 조용기 목사가 후보 추천에서부터 관여하지 않고 공정한 선출이 될 수 있도록 도운 점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성돈 목회사회학연구소장은 “조 목사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우리 교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춰 이 같은 선출방식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담임목사 임명에 합리적 절차를 도입하려는 교회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선출 과정에서 조 목사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7인의 예비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는 1차 투표를 한 지난달 29일 운영위원회에선 특정인 지지를 밝히지 않으려 퇴장하기도 했다. 12일 임시 당회에서도 조 목사는 “세 명의 후보자는 모두 누가 당선되더라도 교회를 잘 이끌어갈 훌륭한 목회자”라며 “성령의 음성을 듣고 투표에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물론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지도력 이양은 이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후임자로 뽑힌 이영훈 목사가 2년간의 담임목사서리 기간을 마친 뒤 공동의회의 추대를 거쳐 정식 담임목사가 되고 또 그 이후 무사히 연착륙해야하는, 선출 못지않게 중요한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후임자선출과정은 한국교회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한국사회에 팽배한 교회에 대한 불신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교회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편 담임목사직을 이양해야하는 또 다른 초대형교회들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는 과제를 안게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가 58년 서울 은평구 대조동 천막에서 교인 5명으로 시작한 뒤 비약적으로 성장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현재 수도권에 대형 교회 규모의 지성전(支聖殿) 21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예산이 1600여억원에 이른다. 창립자인 조 목사는 2009년 은퇴 후에도‘'원로목사’로서 정기적으로 설교를 하는 등 후임자를 뒷받침하며 국내외 선교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규원 홍보실장은 “2009년까지 교회 운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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