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집안 싸움으로 '뒤숭숭'
하나로텔레콤 집안 싸움으로 '뒤숭숭'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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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싸고 노사갈등, 사장·부사장 마찰 심화… 직원들 동요
하나로텔레콤이 수년째 적자경영을 면치못하면서도 임원들에게 대규모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키로 하자 노조가 경영진을 강력 비판하는 등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노조는 4일 회사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임금 동결을 강요하면서 경영진이 스톡옵션 혜택을 받으려는 것은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며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 ‘고용안정 쟁취 및 스톡옵션 저지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고용안정 보장도, 정당한 보상도 해줄 수 없다는 회사 측이 어떻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겠다는 발상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영진은 매각 차익을 극대화하여 외국으로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병무 사장이 노조원들의 고용보장 협약서 작성요구에 반대하는 제니스 리 부사장(CFO, 경영지원총괄)을 압박하기 위해 노조 파업 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 경영진 간에 마찰을 빚는 등 ‘집안싸움’으로 회사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또 하나로텔 최대주주인 AIG-뉴브리지-TVG 컨소시엄간 회사 운영에 대한 입장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 최대주주의 변화가 있을 경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구성원들의 동요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나로텔 관계자는 “지난해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한 후 다시 채용한 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와 의무기간이 끝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의 대규모 이탈 방지책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박병무 사장과 제니스 리 부사장의 갈등 하나로텔레콤이 직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임금 동결에 대해 노조는 선결 조건으로 법적 효력이 있는 고용보장을 약속하라는 선결조건을 내놓았다. 노조 관계자는 “고용보장 약속도 없이 임금 동결만 강요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노조의 주장에 대해 노조의 입장에 동조하는 박병무 사장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제니스 리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현격한 입장 차이로 마찰을 빚고 있다. 오랫동안 외국생활에 잔뼈가 굵은 제니스 리 부사장은 ‘고용책임 문서작성’은 있을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인 반면 박 사장은 이런 제니스 리 부사장의 주장을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강성 노조의 입장을 가져야 한다며 조용하게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임금 동결만 타결될 경우 노조의 반발을 더욱 거세어 질것이고, 고용보장이 될 경우에는 인건비 증가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계약직 직원들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정규직 전환문제는 회사에 적잖은 부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나 TV 사업성 미지수 하나로텔레콤의 최대주주는 AIG와 뉴브리지 컨소시엄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간의 시각차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뉴브리지는 하나로텔에 투자한 지 3년이 됐으나 투자이익이 목표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좀 더 지켜보겠다고 관망하고 있는 입장이다. 특히 주력 신규사업 TV포털 ‘하나TV’의 시장 성공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 질 될 때까지 특별한 입장을 유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AIG는 다르다. 최근 홍콩과 중국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향후 투자 이익 창출에 최대 시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그곳에 투자를 확대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나로텔 투자원금에 대한 이익실현이 아직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나 성장속도가 높은 시장으로 빨리 변화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하나TV’ 사업이 성과를 올릴 수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최대주주 2개사의 입장이 엇갈림에 따라 직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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