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캠페인]②국내 주식 교육 바뀌고 있다_上
[증시캠페인]②국내 주식 교육 바뀌고 있다_上
  • 신동민·조권현 기자
  • 승인 200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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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버는' 교육에서 '잘 투자하는' 교육으로 변하는 중
서울 토성초등학교 학생들이 '어린이주식투자강의' 중 주식회사 체험실습을 하고 있다.
기성투자자 시행착오가 꿈나무 주식교육 밑거름 돼 불과 몇 년 사이, 청소년에 대한 금융경제교육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저축에 국한된 금융교육이 전부였었다면 최근에는 주식투자에 까지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사실 10여 년 전만해도 ‘주식에 손을 댔다가 망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더라’, ‘주식은 복권과도 같아서 꽝 아니면 대박이라더라’와 같은 뜬말 들로 인해 그 어디에서도 주식투자교육을 받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더구나 가정 내에서는 부모들의 보수적인 생각, 이를테면 ‘돈은 더러운 것이니 만지고 나서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라는 말들이 교육의 지표와도 같아서 리스크에 노출되기 쉬운 주식투자에 관한 교육은 더없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신세대 부모들과 일선 교사들은 ‘많이 버는 법’에서 ‘잘 투자하는 법’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판단, 증권업협회를 비롯한 증권유관기관의 협조를 구해 청소년들에 대한 주식투자 강의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토성초등학교에서는 이 학교 우주소년단, 걸스카웃, 해양단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주식투자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강의에 나선 증권업협회 동우회 김원철 이사는 학생들에게 각국의 화폐를 보여주며 환율의 의미를 설명하고, 조별로 사장, 전무, 상무, 이사 등 기업의 임원을 구성시켜 주식회사와 주식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김 이사는 어린이들이 어려운 증권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밌는 이야기 위주로 설명, 학생들이 강의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날 강의를 들은 4학년 이예솔 양은 “그동안 부모님께서 저축을 열심히 해야한다고만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주식에 대해 배울 수 있게 돼 유익하게 생각한다”며 “다음 기회에는 주식 거래하는 것도 배우고 직접 투자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의를 참관한 담당교사 이세림 씨는 “주식이란 것이 평소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야였는데 강사님이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강의를 진행해 아이들의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며 “학교에서는 앞으로 이런 금융교육 프로그램 횟수를 최소 월1회 이상으로 추가 편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이사는 “과거 10년전만 해도 목돈을 쥐고 있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 강좌나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대학생만을 위한 강의가 대부분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건전한 투자자를 양산하기 위한 경제조기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각 초중고등학교 별로 증권업협회나 증권사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금융강좌를 신청하는 학교가 급격히 늘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3일에도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가 청소년 경제교육 전문기관인 아이빛연구소㈜와 공동으로 서울시아동복지연합회 산하 시설에서 생활하는 학생 52명을 대상으로 아산 증권 연수원에서 1차 경제·금융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청소년의 경제·금융교육의 균등한 기회 확대와 올바른 경제관 확립과 사회적응 능력을 제고함으로써 성공적 자립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교육에서 초등학생 교육은 경제이야기, 용돈관리 등 일반 경제에 관한 사항을 체험학습의 방식으로 총 4차례에 걸쳐 1박 2일간의 경제캠프 형식으로 진행된다. 중·고교생 교육은 경제이외에도 청소년예절교육, 직업선택과 성공적인 취업전략 등 교양교육으로 구성된 1일 경제교실과 강사 파견프로그램을 통한 현장방문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병주 투교협 사무국장은 “이번 교육을 계기로 앞으로도 경제교육기회가 전무한 소외 계층의 청소년을 위한 교육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며, 복지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청소년 경제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강좌를 별도로 마련함으로써 청소년 교육의 효과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식은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매우 어려운 투자대상임은 틀림없으나 전문가들은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고 늘 강조한다. 물론 이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기본원리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증협의 한 관계자는 “운전에도 기본적인 교통질서가 있듯이 투자자들도 이젠 주식시장과 관련된 각종 제도를 훤히 알아야한다”며 “증권시장에도 공동으로 지켜야 할 기본 약속이 있으므로 이를 무시하고 투자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투자자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 정보를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 결과 주식투자에서 쪽박을 차거나 반대로 ‘대박’이 난 투자자들이 자녀에게 현명한 주식투자 교육을 했을 리 없다. 그러나 이제는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이 투자자들의 교육취향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는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과거의 나쁜 투자사례에서 값진 경험을 체득했기 때문에 이제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으며 시황설명이나 종목소개 위주의 강의는 지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막연한 직감이 아닌 실력을 갖춰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업계나 투자자 모두가 원하던 것이다. 다시 말해 제대로 된 투자교육을 받지 못해 그릇된 투자행태를 보였던 기성투자자들이 이를 교훈 삼아 지금부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 대한 주식투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증협이 초중고생들이 증권시장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증권표준 교재를 발간하고 방학을 이용해 일선 교사들에게 증권직무 교육을 통해 증권시장이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알리고 있으며 전국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증권경시대회를 열어 미래의 건전한 투자자층을 형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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