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 박정근 팀장]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 박정근 팀장]
  • 조권현 기자
  • 승인 2006.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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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도덕성과 전문성은 기업의 성공 열쇠"
‘한국투자증권 박정근 팀장님의 방문을 대단히 환영합니다’ 작년 여름, 지방에 소재한 한 중소기업 입구에 걸려 있던 플래카드 문구다. 한눈에도 알 수 있듯이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 박정근 팀장의 기업탐방을 반기는 해당 기업 CEO의 열렬한(?) 환영의 메시지다. 기업들이 이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증권가의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우는 박 팀장이 발굴해 낸 대부분의 기업들의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팀장은 절대 자신이 ‘매수’ 추천을 내서 오른 것이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 저으며 겸손해 한다. 재무구조가 튼튼하거나 그 기업만의 탁월한 기술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일반투자자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손길이 갈 리 만무하지 않은가. 박 팀장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있는 중소 상장 기업 중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그렇게 발로 뛰면서 얻은 기업 정보를 분석해 투자자들에게 내놓으면 상당수 기업들의 주가는 여지없이 뛰었다. 물론 기업탐방을 한다고 해서 그 기업에 대해 무조건 보고서를 쓰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재무구조가 형편없거나 비전이 전혀 보이지 않는 기업은 과감히 보고서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그가 적을 두고 있는 곳이 스몰캡팀이기 때문이다. 스몰캡팀은 시가총액 2천억원 미만의 중소형 종목을 ‘발굴’해 내는 것이 주 임무이다. 박 팀장은 일주일에 많게는 5~6개 기업을 방문한다. 방문기업의 IR담당자를 만나는 것이 기본이지만 좀 더 심도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CEO를 만난다. 그는 CEO가 도덕적인 사람인지, 기업에 대한 애착은 있는지, 그 기업의 핵심적인 기술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꼭 파악한다. “전문지식 없는 CEO가 이끄는 기업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합니다. 거기에 도덕성마저 결여된 최고경영자라면 더더욱 큰 일이지요. 작은 기업이 더욱 성장하려면 경쟁력 있는 기술과 한 발 앞서는 마케팅 능력은 필수죠. 그렇지만 이런 작은 기업들은 크고 작은 외부변수에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것이 튼튼한 재무구조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중소 부품업체를 예로 들었다. “이 기업은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던 업체였습니다. 큰 탈 없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는데 삼성전자에서 갑작스레 납품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그야말로 밥줄이 끊긴 거죠. 하지만 워낙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다 보니 몇 개월간의 매출공백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유지되더라구요. 다행히 삼성전자에 다시 납품을 하게 됐는데 만약 재무구조가 부실했더라면 이 회사의 간판과 주인은 틀림없이 바뀌었을 겁니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3번의 기회는 온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 기업도 재무구조가 튼튼하지 않았다면 회생할 기회를 놓쳤겠죠.” 또 하나 그가 강조하는 것은 영업이익률이다. 그 이유는 기업분석을 원하는 일반투자자들이 손쉽게 기업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영업활동에 의한 경영성과의 양부(良否)를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서 해당 기업이 얼마나 능률적인 영업활동을 해왔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많이 팔아도 남지 않으면 헛장사 한 것과 다름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박 팀장은 “매출이 증가했다거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도 좋은 실적 재료가 될 수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기업의 경영 성과를 판단하는 것은 영업이익률 만한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박 팀장은 “△영업이익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 △기술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기업 △차입금이 많아 부채비율이 높은데 차입금을 갚아나가려는 ‘의지가 없는’ 기업 △CEO가 수시로 교체되는 기업 △사명이 자주 바뀌는 기업 △트랜드를 따라가기 위해 자기 사업과 무관한 신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기업 등은 일반투자자들이 ‘절대 투자 회피 기업 리스트’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특정 업황이 아무리 좋아도 부채비율이 현격하게 높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추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그는 “이런 기업들은 업황이 좋을 때는 반짝 빛을 낼 수 있지만 업황이 내리막으로 접어드는 순간,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끝으로 일반투자자들이 기업들이 내놓는 사업보고서의 보이지 않는 함정에 빠지지 않길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볼 때 각 기업들이 연초에 세운 경영계획에 제시한 만큼 근접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백에 하나 꼴이었습니다. 그 만큼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뻥튀기를 해놓는다는 거죠. 경영계획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입니다. 일반투자자분들은 절대적으로 신중하고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하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숨겨진 보석을 찾는 그의 분주한 발걸음이 모든 투자자들에게 희망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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