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펀드 증권가·재계 시각 정반대
장하성펀드 증권가·재계 시각 정반대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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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개선이냐 투자수익 목적이냐
지난 23일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 펀드’ 이른바 ‘장하성 펀드’가 대한화섬 주식 5.15%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이후 태광그룹주는 장하성 펀드 효과로 연일 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특히 대한화섬 주식을 매입한 장하성 펀드는 25일 9만9300원으로 장을 마감하여 20억원대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장하성 펀드는 지난 4월부터 꾸준히 대한화섬 주식을 사들여 6만8406주(5.15%)를 보유하고 있다. 평균 매입 단가는 7만1591원으로 총 투자자금은 48억9800만원으로 추정된다. 25일 장마감한 대한화섬 주식의 가치는 약 67억9800만원으로 불과 3개월만에 19억원의 평가이익을 올린 것이다. 이 펀드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투자자문을 맡고 국내외 10여 개 기관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펀드의 자산 운영은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라자드’가 맡고, 펀드 소재지는 세금이 적은 ‘아일랜드’로 정했다. 장 교수는 자신의 연봉을 사회환원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내 연봉을 모두 재단에 맡기는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며 “연봉은 펀드수익률에 따라 달라지며, 재단이 어디가 될지 등 구체적인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장하성 펀드’의 효과로 ‘국부 증대’를 들며 “기업지배구조펀드의 요구대로 기업의 지배구조가 좋아지면 회사가 성장하게 되고 주가도 올라 대주주를 포함한 주주의 이익과 국가의 국부가 모두 늘어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펀드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외국계 투기자본이 아니라 한국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목표로 한 펀드”라고 강조했다. 또 “전적으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컨츄리펀드’이다”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먹튀(먹고 튀자)’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장하성 펀드’를 두고 증권가와 재계의 시각이 확연히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금융 및 증권시장의 효율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해묵은 과제인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주식의 저평가가 지배구조 문제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펀드의 등장이 시장의 순기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장에 모여 매번 시위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펀드를 통한 경영 참여를 주도한다는 측면에서 소액주주 운동이 진일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장하성 펀드의 상징성과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결국 기업들의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계는 ‘장하성 펀드’의 성격 자체가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결국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실익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재계는 소모적인 지배구조 논란에서 벗어나 고유한 ‘한국식 경영법’ 확립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소버린 악몽’을 채 잊기도 전에 장하성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외국계 운영사인 라자드 에셋 매니지먼트가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소버린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조세피난처인 아일랜드에 법인을 두고 있어 국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그 역할에 우려를 나타냈다. 결국 장하성 펀드가 말로만 지배구조를 개선할 뿐 주가를 끌어올려 자본이득을 챙기려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장 교수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펀드의 활동을 통해 특정 기업의 경영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지분 확보 및 지배구조 개선 요구는 계속해 나갈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장하성 펀드 운영 주체인 Lazard Asset Management LLC 투자자문사는 국내에서 Korea Corporate Governance Fund PLC (아일랜드)와 LFNY Funding Ltd LLC (미국)를 통해 운영 가능한 자금만 724억원과 62억원으로 약 786억원으로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또 다른 기업에 대해 장하성 펀드의 움직임이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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