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재판 연기 불가피한가
'에버랜드' 재판 연기 불가피한가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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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출국...국정감사서 논란 예상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소환을 앞둔 이건희 회장에 대한 관련 재판은 언제 열리려나. 지난 24일로 예정됐던 에버랜드 사건 속행 공판이 재판부 인사로 다음달 21일 연기되었으나 검찰 소환이 예상되던 이 회장의 미국 출국으로 관련 재판이 또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회장을 에버랜드 CB 편법증여 관련해 이미 공개소환 방침을 정한데다 9~10월 국정감사까지 맞물려 있어 또 한번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높다. 이 회장의 ‘밴플리트 상’ 수상을 위한 미국행에 검찰측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의 공개소환도 검찰의 생각일 뿐 아직 삼성측에는 전달하지 않은 상태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9월 19일 뉴욕에서 열리는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플리트 상’ 시상식에 수상자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며 “출국 일정은 여러 사안을 고려해 정하겠지만 대략 다음 달 중순쯤이 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밴플리트 상’은 한국과 미국의 상호이해와 협력증진에 기여한 인사에게 주는 상으로 매년 양국에서 교대로 수상자를 뽑아 시상한다. 지난해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수상했다. 이 회장은 이미 지난해 X파일사건 관련 당시 국회 법사위와 재경위에서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했을 때 신병치료를 이유로 출국하고는 5개월 뒤 국내에 귀국한 지 7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출국이다. 한편 지난 23일 대법원은 에버랜드 사건 항소심 재판장인 이상훈 서울고법 형사5부 부장판사를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 발령을 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재판은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24일 열릴 예정인 속행 공판을 다음달 21일로 연기했다. 법원은 에버랜드 사건을 또 다시 지연 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판사가 전임 재판장 사직에 따라 올 2월 정기인사 때 형사5부 재판장을 맡은 점을 감안하면 6개월도 안된 상황에서 재판장이 또 바뀐 것은 얼른 이해하기 힘들다. 에버랜드 사건 재판은 재판장만 1, 2심을 합쳐 3번 바뀌는 등 많은 곡절을 겪어왔다. 신임 재판장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탓에 지난 10월 항소심이 시작된 이후 10개월은 결국 허송세월이 됐다. 에버랜드 사건은 검찰 수사 때부터 상당 기간 지연됐다. 2000년 6월 법학교수 등이 이건희 삼성 회장 등 33명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 완성 하루 전인 2003년 12월에야 허태학씨와 박노빈씨 2명만을 기소했다. 1심에서도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당시 부장 이현승)가 모든 변론을 다 마치고 2차례나 선고를 연기하다가 정기 인사로 인해 재판장이 바뀌었다. 선고는 8개월 뒤에야 이뤄졌다. 이상훈 부장판사는 결심이 예상됐던 지난달 20일 공판에서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공모여부를 검찰이 구체적으로 입증하라”며 이례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이 요구도 재판장이 교체됨에 따라 사실상 없던 일이 돼 검찰은 부담을 상당부분 덜게 됐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소환 시기도 상당 기간 늦춰질 공산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새 재판부가 40~50권에 달하는 수사기록 및 참고자료를 다시 봐야 하기 때문에 6개월 이상 재판이 지연될 것”이라며 “수사에 차질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달 10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소환한 데 이어 이학수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을 이달 말쯤 소환할 예정이었다. 재판장 교체와 이 회장의 출국 등을 이유로 재판 일정 지연으로 검찰은 그만큼 시간을 벌게 됐고, 삼성의 속앓이는 더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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