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가정불화, 내부경영진 갈등...호재는 없다.
[동아제약]가정불화, 내부경영진 갈등...호재는 없다.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6.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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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누가 쥘 것인가?
강신호 회장과 4남 강정석 전무의 대화 모습
▲ 동아 후계자리 어디로 지난해 5월 강 회장의 부인 박정재(78)씨는 강 회장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박씨 측은 강 회장이 가정에 불성실하다는 게 그 이유다. 최근 두 사람 간 조정에 실패하면서 조만간 가정법원에서 이혼 본안 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으로선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또 최근 법원이 부부간 재산 분할 소송에서 여성에게 돌아가는 몫을 40% 이상으로 늘리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도 향후 지분구조는 ‘안개 속’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이런 상황에 강 회장 부부의 황혼 이혼을 지켜보는 재계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항간에서는 “어지간한 합의금으로는 합의가 되지 않을 것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오너 일가의 사적인 일이 재계 이슈가 되는 것은 이 사태가 몰고 올 파장 때문이다. 두 사람의 ‘황혼 이혼’은 국내 1위 제약업체의 후계구도 문제와 직접 연결된다. 누가 ‘대권’을 잡느냐에 따라 동아제약은 물론 동아오츠카·용마로지스 등 10개 계열사, 연간 8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동아소시오그룹의 주인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강 회장은 5남 4녀를 두었다. 장남인 의석(53)씨와 차남인 문석(45·수석무역 부회장)씨만이 부인 박씨의 소생이다. 건강이 안 좋은 의석씨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복 동생인 강우석(43) 선연 사장과 정석(42·동아제약 전무)씨가 후계자 자리를 놓고 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 ‘박카스’ 매출은 뚝뚝 떨어지는데... ‘박카스’는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의 ‘45년 효자상품’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전체 매출5300억 원 가운데 4분의 1을 박카스 한 제품으로 벌었다. 엄청난 캐시카우다. 경쟁사조차 “박카스는 제약업계의 자존심”이라고 치켜세운다. 실제로 박카스는 즉각 현금 결제가 되는 몇 안 되는 상품중 하나다. 그러나 올 1분기 박카스 매출은 약 24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5%를 유지하고 있으나 전년 같은 기간의 291억 원에 비해 15%나 줄어들었다. 박카스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까지만 해도 강 회장의 차남인 강문석 당시 동아제약 사장이 차기 회장 자리를 예약한 듯 보였다. 강 전 사장은 2003년 1월 사장에 오르면서 부실 부문을 정리하고 전문 의약품 영업을 강화하는 등 회사의 체질 바꾸기에 전념했다. 그런데 2004년 12월 강 회장은 “(강문석 사장은) 사장 그릇이 아니다”면서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다. 강사장이 3개월 동안 지방 영업을 다니는 등 백의종군하면서 이른바 ‘동아제약식 석고대죄’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해 말 부회장으로 ‘무장 해제’된 강 사장은 이듬해 주주총회 때 등기이사직마저 박탈당했다. 강 부회장에 대해 회사는 바로 월급 지급을 중단했고 자동차를 회수했다. 강 부회장이 빠지면서 이복동생인 강정석씨는 영업본부장에 기용됐다. 메디컬본부장(이사급)에서 영업본부장(전무급)으로 승진한 것이다. 영업조직 중심의 국내 제약회사 구조에서 영업본부장은 ‘사장 다음’의 자리다. 이렇게 되면서 동아제약은 국내 재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4남을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구체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이슈가 더 생겼다. 지난 3월 유충식(70) 동아제약 부회장이 갑자기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 61년 입사한 유 부회장은 강 회장에게 ‘동지’같은 사람이다. 제약 마케팅 분야의 1인자로 꼽히는 그는 특히 회사가 어려웠던 90년대 초반 ‘박카스F’를 선보이면서 ‘강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박카스 광고 마케팅에 집중 투자하면서 박카스를 ‘젊게’ 만든 공신이기도 하다. 이런 유 부회장의 낙마는 동아제약의 후계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음을 의미한다. 지난 1년여 동안 유 부회장은 강 전무의 전면 등장을 놓고 강 회장과 부딪쳐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제약의 한 임원은 “강 전무와 영업방침을 놓고 언성을 높일 때가 많았다. 부회장은 강 전무에게 ‘너무 고개를 뻣뻣하게 세우고 다닌다‘ ‘신경과민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유 부회장은 강문석 부회장의 복귀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부회장 직함은 내놓았지만 등기이사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런 동아제약 앞길에 드리워진 많은 먹구름이 언제 걷힐지 현재로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일 꼬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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