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전국규모의 거대한 정당”
“농협은 전국규모의 거대한 정당”
  • 이상준/신동민 기자
  • 승인 200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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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지역농협 통해 특정 정치인 지지
정대근회장 선심성 자금 지원 물의 농협중앙회가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변질되었다는 주장이 제기 되면서 농협을 개혁해야한다는 소리가 높다. 농협 관계자는 “상당수의 농협 조합장과 임원들이 정계진출을 위해 농협의 힘을 빌리고 있다”면서 “지금의 농협은 하나의 잘 짜여진 정당조직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정당화한 농협의 모습은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방선거에 농협 조합장 상당수가 후보로 등록한 뒤 조직의 힘을 빌려 당선된 사례가 많았다. 당시 충남지역에서는 30여명의 조합장들이 기초자치단체의원에 입후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4월 농협중앙회가 물의를 일으키면서까지 상주시 지역농협에 선심성 무이자 자금을 푼 것과 관련, 정대근 농협회장이 이 지역출신 국회농해수위원장을 의식해 오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정 회장은 상주시에서 열린 농촌사랑 1사 다촌 자매결연 행사에서 “상주시 지역농협 14곳에 각각 10억씩 무이자 자금을 선물로 준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해당지역출신 국회 농해수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이 지역 농협노조는 주장했다. 중앙회는 지난 6월21일 140억원 중 120억원을 지원했다. 지원받지 못한 지역농협 2곳으로 각각 노사분규와 중앙회의 합병권고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지원에서 배제됐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농협은 “당시 정 회장의 140억 지원선물은 3선의원이며 농해수위원장인 이상배 의원의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를 상주시민에게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하고 “중앙회의 합병권고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지역농협 길들이기”라며 반발했다. 현재 지역조합장들은 농협중앙회의 지역조합에 대한 감사권과 자금지원을 의식해 정 회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즉 중앙회 회장과 조합장의 관계는 실질적 상하 지배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농협 일각에서는 현재 구속된 정 회장이 현대자동차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은 정치자금 조성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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