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정대근 회장 사퇴해야"
"농협 정대근 회장 사퇴해야"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6.0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뇌물수수로 구속...장기간 경영 공백 후유증 심각
뇌물수수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농협중앙회 정대근 회장이 제때에 업무처리를 하지 못하는 기간이 장기화함에 따라 농협의 경영공백이 심각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스스로 사퇴해 후임자를 뽑아 신용경제부문 분리 등 농협의 현안을 시급히 해결해야 된다는 주장이 안팎에서 제기돼 정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서울 양재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의 뇌물)로 지난 5월 구속돼 재판중이다. 이로 인해 농협의 경영공백이 2개월 가까이 생기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신용·경제사업 분리, LG카드 인수 문제 등 당장 해결해야할 현안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관계기관과 중앙회 노조를 비롯한 상당수 조합원들은 “정 회장이 농협이 닥친 당면 과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스스로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전국농업협동조합노동조합도 “농협중앙회는 정 회장 뇌물수수사건과 관련해 공개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정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사퇴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농협 실제 운영 정 회장 힘 막강 농협측은 조직구성상 3개 부문별 대표이사가 있기 때문에 경영공백이 심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정 회장은 현안에 대해 보고만 받을 뿐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결제하지 않는다”면서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장 사퇴를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노동조합은 “정 회장이 규정상 농정활동에만 전념하는 비상임·명예직으로 있으나 실제 운영에서는 의사결정에 관여해왔다”면서 “비서실 구조와 회장으로 집중된 기형적 의사결정 구조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 회장의 힘은 막강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 옥중결제 받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비상체제에 돌입해 김동해 전무이사가 정 회장을 대신해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정 회장에게 옥중결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대법원 판결까지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2008년 7월 임기가 만료될까지는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회장직을 박탈할 수 있는 방법은 대의원회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지만 회장직 박탈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농협관계자의 이야기다. 지역조합장과 중앙회 회장과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지배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섣불리 회장직 박탈에 찬성할 조합장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 회장이 중앙회 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이고, 지역조합의 통폐합을 결정하는 기금관리위원회에 조합장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에 대한 감사권과 자금지원을 하고 있어 조합장들! 의 눈치보기로 제대로 탄핵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러한 모습은 최근 중앙회 전국 각 시군지부와 지역농협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 회장의 보석석방을 위한 탄원서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역 조합장들 대부분이 중앙회의 뜻에 따라 정 회장 보석 탄원서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이 탄원서에 대해 전국농협노조는 중앙회에서 만들어 강제로 서명하도록 강요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 스스로 탄원서를 만들어 서명한 것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전국농업노조는 임기응 정책기획부국장은 “정 회장의 비리는 개인비리를 넘어 농협의 구조적 비리”라면서 “농협의 구조적 비리를 척결해 나아가기 위해 수사 범위 확대와 별도의 수사 전담팀 구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를 위해 현재 농협노조는 사회 각계 인사와 협의 중에 있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8월 중순부터 대대적인 공동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