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 불편한 KT "매출 줄자 경쟁사 SO와 신경전"
심기 불편한 KT "매출 줄자 경쟁사 SO와 신경전"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6.0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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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전주 무단사용 금지, LGT '기분존' 서비스 고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못한 KT가 경쟁관계에 있는 SO(종합유선·케이블TV방송사업자)와 전주 사용문제를 놓고 지루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KT는 전주를 무단으로 사용한 SO들에게 무단시설 철거와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했고, 협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SO사업자들은 “과거 패소 경험이 있어 소송에 들어갈 경우, 분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협의를 하고 싶지만 KT가 협상자체를 거부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KT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은 SO만이 아니다. LG텔레콤과도 새로운 요금체계인 ‘기분존’ 서비스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KT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KT는 요즘 고민이 많다. 핵심사업인 전화와 인터넷 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고, 시장 경쟁상황이 악화되며 마케팅 비용은 계속 늘고 있다. 인터넷부문에서는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SO들이 시장을 뺏어가고, 유선전화사업에서는 하나로텔레콤, 인터넷 전화업체뿐 아니라, 이동통신사까지 뛰어들어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미 KT의 초고속인터넷 시장점유율은 4월이후 점유율이 50%아래로 떨어져, 8개월 연속 점유율 하락을 보이고 있다. 반면 SO들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어섰고, KT의 ‘원폰’ 서비스와 비슷한 LG텔레콤의 ‘기분존’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LG텔레콤의 성공에 SK텔레콤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KT는 첩첩산중 심정이다. KT도 새로운 카드를 커내들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IPTV와 와이브로 서비스를 선택,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IPTV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힘겨루기에 막혀 꼼짝 못하는 상황이고 와이브로사업도 투자비용만 꾸준히 발생할 뿐 수익을 내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가운데, 경쟁사들은 KT를 빗대어 의도적인 비교 광고를 쏟아내며 KT를 자극하고 있다. SO들은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을 묶어 요금을 KT의 절반가량으로 낮추며 KT고객들을 뺏어갔다. 7월 기간통신사업자 지정을 앞두고 SO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결국 KT는 보유하고 있는 36만5000개의 전주 가운데 69%인 25만2000개가 SO들에게 무단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 또한 방송 이외에 초고속인터넷까지 제공하는 목적외 사용 전주는 11%인 4만150개로 파악된다며 SO들에게 불법 시설물 철거와 무단사용에 대한 부당이득반환과 목적외 사용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지난 3월 KT는 큐릭스 등 10개 SO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 무단시설 사용과 관련된 연이은 소송이 예상된다. 부당이득금과 목적외 사용에 따른 대가는 총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 9월 KT는 아름방송과 목적외 사용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어, SO들도 움찔한 모습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KT가 전주 임대료 원가 공개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은채, 전주 임대료를 최고 1000%까지 인상하는 과도한 비율의 인상요구를 제시하고 있다”며 “KT와 일대일 협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활한 협상을 위해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이또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케이블TV방송협회는 “과거 공기업 시절에 보유한 국가 필수설비를 이용해 경쟁사업자에 대해 지나친 견제를 하고 있”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향후 유무선전화에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 등을 묶어서 파는 ‘결합상품’ 허용을 앞두고 KT가 미리 SO들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KT는 “전주의 원가와 사용료가 지역과 상황에 따라 다르며, 한전의 전주는 높은 원가를 인정하면서 SO들은 KT의 전주는 원가이하의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쟁이 분분한 가운데 SO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할 경우 SO들은 자체 망과 설비를 구축해야 하는 입장이다. 유선전화부문에서는 LG텔레콤이 KT를 화나게 하고 있다. LG텔레콤은 KT가 2004년에 내놓은 ‘원폰’서비스와 비슷한 기분존(특정 지역내에 단말기를 설치, 휴대전화를 저렴한 유선전화 요금 수준으로 사용하는 요금체계)서비스를 출시, 5월말까지 1만7500명이 가입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LG텔레콤은 연말까지 13만 명의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KT는 기분존 서비스의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자. 지난 5월 22일 “LG텔레콤이 왜곡된 정보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LG텔레콤을 통신위원회에 고발했다. 시장에서는 “KT가 통신위에 LG텔레콤을 고발한 속내는 사실 ‘접속료 손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분존을 통해 유선전화를 걸면 LG텔레콤이 분당 접속료 18원을 KT에 내지만 반대로 유선전화로 기분존에 전화를 걸면 KT가 LG텔레콤에 분당 55원의 접속료를 지불해야한다. 결국 KT로서는 손해를 보는 것이다. 7월 정보통신부 주도로 이뤄질 접속료 요율 재협상에서 이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LG텔레콤 측은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가중’이라는 문구로 고객의 제대로 된 알권리를 왜곡시키는 KT의 주장은 즉각 중지돼야 한다”며 “KT극단적인 논리를 펴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통신위는 7월중으로 LG텔레콤 기분존 서비스의 위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전화를 한데 묶은 ‘하나포스 보이스팩’으로 KT를 괴롭히고 있다. ‘하나포스 보이스 팩’은 월2만9900원으로 초고속 인터넷 무제한 이용, 하나로텔레콤 전화 가입자간 60분, 이동전화로의 통화 매월 60분 무료가 제공된다. 하나로텔레콤은 ‘번호이동성제도’ 실시 후 유선전화 가입자가 올해들어 5개월간 연속 1만명이상 증가하고 있다. 현재 7%대인 전화 시장점유율을 내년까지 10%대로 끌어올릴 목표다.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의 공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네트웍스는 이달 들어 ‘삼성와이즈 070’이란 이름의 인터넷전화 통화요금을 대폭 낮췄다. 데이콤은 무선 인터넷전화 ‘와이파이폰’을 내놓았다. 이 서비스는 사무실에 단말기만 설치하면 선 없이 무선 인터넷과 무선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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