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임직원 몸값은 하나
KRX 임직원 몸값은 하나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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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빌미삼아 임기 연장, 과도한 연봉 내맘대로
증권선물거래소 임직원들의 급여가 가 국내 최고수준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들이 과연 대우에 걸맞는 실적을 내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거래소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구조조정및 체질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지난해 급여로 603억6795만원을 지출했다. 전체 직원이 682명으로 1인당 평균연봉은 8850여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코스피시장 상장사(576개사)의 평균 연봉 3668만원의 2배, 코스닥상장사(726개사)의 평균 연봉 2877만원, 공무원 평균 연봉 2700만원의 3배가 넘는다. 더욱이 거래소는 지난해 명예퇴직은 단행하면서 244억원을 지출했다. 100여명이 명퇴를 한 것에 비춰보면 1인당 2억원이 넘게 지급됐다. 거래소 출자자인 증권사들이 명예퇴직 시 통상 1년치 임금(부장급의 경우 8000만원 전후)을 지급한 것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한편 지난 3월 거래소가 주총에서 임원의 임기를 1년 연장한 것을 두고 증권가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자기 실속만 챙기는 보수체계 증권선물거래소는 옛 거래소, 코스닥위원회, 코스닥증권, 선물거래소 등 4개 기관 출신 직원의 보수체계를 통합하면서 단일호봉제를 택해 한해에만 10억원 가량의 임금이 더 지급할 수 밖에 없다. 통합거래소의 첫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임금 상향조정은 없을 것”이라던 이영탁 이사장의 장담이 빈말이 된 것이다. 또 자회사 구조조정 및 감사 방침도 흐지부지된 상태다. 거래소측은 “조직성과를 높이기 위해 연봉제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연봉제 대상은 부서장급 27명뿐이며, 600여 직원은 여전히 단일호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결과 옛 거래소와 코스닥위원회는 호봉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지난해까지 연봉제를 채택해왔던 선물거래소와 코스닥증권은 뒤로 가게 된 셈이다. 단일호봉제 시행에 따라 대부분 직원의 호봉이 동결 또는 소폭 높아지고, 40명 정도만 깎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측은 삭감 대상자에게는 깎인 금액만큼을 연말에 ‘보전수당’ 명목으로 지급키로 해 이마저도 실질적으로는 깎이는 것이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에도 거래소는 파격적으로 많은 명예퇴직금을 주어 구설수에 올랐었다”면서 “통합 후 주식회사 전환과 상장 추진 등 겉으로는 공공성 있는 사안을 추진하는 데 힘쓰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실속만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핑계 좋은 임기연장 또한 지난 3월 거래소 출범 후 첫 주주총회를 열고 이정환 경영지원본부장, 곽성신 코스닥시장본부장, 우영호 선물시장본부장 등 임원 3명의 임기를 2008년 3월에서 2009년 3월로 연장했다. 나머지 4명의 임기는 종전과 같이 2008년 3월로 했다. 임기조정에 대해 거래소는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 및 기업공개(IPO)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하지만 증권사 관계자는 “2008년 3월까지 임기인데 벌써 연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이런 것을 두고 전형적인 독불장군 경영으로 자기식구 챙기기 아니냐”고 말했다. ▲ 언제까지 유일 거래소로 독야청청 한국증권선물거래소를 언제까지 유일 거래소로 인정해 독점 체제로 가게 할 것인지에 대해 불만의 소리가 높다. 현행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은 법명에서 뿐 만 아니라 구체적인 조문에서도 한국증권선물거래소를 단일거래소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의 제15조 2항은 한국선물증권거래소가 아닌 자는 유가증권, 코스닥시장, 선물시장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을 개설하거나 매매거래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물거래소는 복수가 가능했었다. 구선물거래법 2장에서는 선물거래소 설립은 허가사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명확치 않은 이유로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에서 빠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민간적 성격을 가지면서도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기관이 필요 이상으로 긴 기간 존재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생각해 볼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거래소의 실적에 대해 비판하는 소리가 높다. 거래소는 지난해 통합 이후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과 거래소 상장 두가지 과제를 추진해왔지만 실적은 없다. 또 한번 ‘허공에 떠있는 지키지 못할 공약’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형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거래소는 기본적으로 거래수수료 수입이라는 독점매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우량한 실적이 가능한 기업”이라며 “온실에서 자란 거래소가 시장의 냉엄한 평가를 받을 준비가 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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