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국내 상장 메리트 없다
외국기업 국내 상장 메리트 없다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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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산적한 내.외부 현안 ... 오버말고 가시적 성과 내놓아야
“올해 안으로 외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 확신”(2005년 4월. 취임 100일) “상반기 내 국내 첫 외국기업 상장 확신”(2006년 1월. 취임 1주년)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이같이 외국기업 국내 유치를 자신하고 있지만 그 성과는 매우 불투명하다. 중국·베트남 등 외국기업 상장의 경우 상반기는커녕 하반기에도 어렵지 않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는 해외기업의 상장사례가 전무하며 이 이사장은 취임 초부터 중국 등의 기업을 상장시키겠다고 수차례 언론에 밝혔다. ▲ 구체적 진행 사항이 없는 상황 또한 KRX는 지난 3월 9일 금융감독위원회와 함께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국장 등과 한․중 실무협의회를 가지고, 한국 상장을 위한 유치 활동을 벌인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 진행사항이 없는 상황이다. KRX 상장유치팀 관계자는 "지난해 제도를 보완해 중국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 여건은 갖춰진 상태이나 한국의 금융시장 자체가 아직 글로벌화 되지 않았으며 중국 기업들은 홍콩외의 다른 시장을 생각할 필요가 크지 않은 상태"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KRX는 조속한 해외기업 국내증시 상장을 통해 '국내증시 해외기업 전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4월 5일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와 공동 주최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국제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통해 기업지배구조의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omply or Explain제도란 기업지배구조의 모범규정을 제정, 이 규정을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알리고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 이유를 공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KRX가 출자해 만든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가 마련한 규정 통해 기업지배구조의 자율적 개선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그 규정을 살펴보면 방대하고 추상적이다. 그러나 실무부서에서는 실행계획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으며, ‘제도적’ 시행과 ‘도덕적’ 시행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도 못한 상황이다. 기업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이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초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입 필요에 공감한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미처 준비되지도 못한 상황에서 성급한 공약 발표”라고 말했다. ▲ 가시적 성과를 내놓아야 이밖에도 공기업 상장,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 상장, KRX 잉여금의 사회 환원 및 공익기금 조성, 해외시장 연계거래 등 이 이사장이 밝힌 미래과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누구를 위한 증권선물거래소인지 모르겠다. 증권사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자기들 복지만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을 위한 증권선물거래소만 존재하는 것 같다. 주주 인 증권사 위에 군림하는 기관이 아닌 주주를 위한 기관이 되길 바란다”는 볼멘 목소리도 있다. 또한 “해외유수의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외국기업의 상장을 유치해야 하겠으나 준비 없는 추진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거래소가 (이영탁)이사장의 정치적인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확신이 계속되는 동안 이 이사장의 임기는 흘러가고 있으며, 거창한 공약 보따리 푸는 것이 아니라 가시적인 성과 하나가 목마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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