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 SK, 벤처기업과 합작사 경영권 다툼
재벌기업 SK, 벤처기업과 합작사 경영권 다툼
  • 윤희수 기자
  • 승인 2003.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대 재벌기업인 SK가 한 유망 벤처업체와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를 놓고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전자결제 전문 벤처업체인 이니시스와 지난 2000년 50대 50의 비율로 합작해 설립한 VAN(부가가치망)사업자 KMPS(한국모바일결제시스템)의 이사진 구성 등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펴고 있다. KMPS는 신용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VAN서비스를 주력분야로 삼고 있는 업체로 PKI(공개키기반구조)보안업체인 이니텍[053350]과 이니시스[035600]의 대주주 권도균 사장과 SK가 의기투합해 만들면서 당시 벤처와 대기업의 합작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당시 양측은 이니시스측 인사가 사장을, 감사는 SK측 인사가 각각 맡는다는 데 합의해 이니시스의 대주주인 권씨가 사장을 맡아왔다. 그러나 지난 6월 KMPS 임시주주총회에서 SK가 권 사장의 등기이사 재선임건을 부결시키면서부터 양측의 갈등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니시스측은 SK가 합작법인 설립당시 경영은 이니시스가 맡기로 한 합의를 위반했다며 SK에서 선임한 박태규 부사장을 상근직에서 비상근직으로 돌려 맞대응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대기업과 벤처의 의기투합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양측이 반목하게 된 것은 SK가 KMPS의 또 다른 주력분야인 모바일 상거래 결제솔루션을 경영권 장악을 통해 손에 넣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양사는 당초 KMPS에서 제공하는 솔루션과 SK의 영업망, SK텔레콤의 이동통신서비스 노하우를 묶어 모바일 결제라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SK텔레콤의 모바일 결제서비스 이용층이 서서히 확산되자 SK가 합작 파트너인 이니시스를 제치고 단독으로 사업을 벌이기 위해 KMPS의 경영권 마저 노리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했다. 모바일 결제는 최근 SK텔레콤, LG텔레콤, KTF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기존의 통신서비스 외에 향후 주력사업으로 눈독을 들여 막대한 투자비를 쏟아붓고 있는 분야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KMPS와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발전 차원에서 벌어지는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며 "조만간 좋은 방향으로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