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장기 전략 내용과 의미
삼성전자 중장기 전략 내용과 의미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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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R&D 투자로 일류업체 발판
삼성전자가 '2010년 세계 전자업계 톱3'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3일 삼성전자는 `제1회 삼성 애널리스트 데이' 행사에서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특허 경쟁력 제고, 세계 1위 제품 확대를 통해 2010년 세계 전자업계 `톱3'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2010년에는 사상 최대였던 작년 매출액보다 무려 2배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드러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포춘 글로벌 500 기준)이 715억달러였으므로 이 같은 목표 설정은 향후 5년내 매출을 1430억달러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의미다. 세계 주요 IT업체들의 작년 매출액은 IBM이 963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멘스(915억달러), 히다치(840억달러), 마쓰시타(811억달러), HP(799억달러)에 순으로 많았으며, 삼성전자를 그 뒤를 바짝 쫓아 6위에 올라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는 5년안에는 HP는 물론 마쓰시다, 히다치 등 기업을 제치거나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계 전자업계 3위권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삼성전자는 앞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현재 8개의 세계 1위 제품을 2010년 20개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는 삼성전자가 그간 국내외에서 개최한 수차례 기업설명회를 통해 시설과 연구개발(R&D), 우수인력, 마케팅 분야에 걸친 지속적인 투자 계획을 예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던 반도체 분야에 뛰어든지 20년만인 1994년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을 개발하고 메모리 분야 1위 기업에 오른 원동력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였다는 점에서도 삼성전자의 끈기와 저력이 향후에 어떻게 전개될 지를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기술, 디자인, 브랜드의 3대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 전세계에 걸쳐 16개의 R&D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R&D 투자규모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 매출액의 8.3%인 4조8천억원에 달했다. 이윤우 기술총괄 부회장은 "작년말 현재 2만6천명인 R&D 인력을 2010년까지 5만2천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체 종업원의 32%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이 부회장은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세계 정상권이긴 하지만 아직 `넘버 1'은 아닌 ▲프린터 ▲시스템 LSI ▲고용량 메모리 ▲에어 컨트롤 시스템 등 4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양적, 질적 측면에서 5년뒤에는 세계 1위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 반도체 = 삼성전자의 2012년 반도체 매출 목표는 610억달러, 우리돈으로 대략 61조원 규모다. 작년 반도체 매출(18조2천억원)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성장해야만 달성 가능한 목표치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최근의 반도체 시장은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한 청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반도체 시장은 D램 가격의 부침에 따라 시장 전체가 출렁이는 양상이었지만 2001년부터 시작된 낸드 플레시 메모리의 급성장을 계기로 호.불황 사이클의 폭이 상당히 완만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낸드 플래시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인 삼성전자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도 고용량 차세대 제품을 개발해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요를 꾸준히 창출해내고 있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앞으로 낸드 플래시가 모바일기기, 디지털 가전, 자동차, 비행기로 응용처가 확대될 뿐 아니라 대용량 고성능화를 통해 2010년 이후에는 `일상생활'을 저장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플래시의 호조세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OS인 `윈도 비스타'가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에 출시되면 이후 D램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초당 6.4기가비트의 속도를 낼 수 있는 GDDR3 그래픽 D램이 많이 쓰이고 있으나, '윈도 비스타' 등 고성능 제품이 나오게 되면 초고속 데이터 처리를 할 수 있는 GDDR4 그래픽 D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빠른 데이터 처리속도를 갖춘 4세대 그래픽 D램인 `256메가 GDDR4'를 세계 최초로 개발,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 정보통신 = `애니콜'을 앞세운 정보통신 분야의 지난해 매출액은 19조원. 삼성전자는 첨단기능을 갖춘 고급 휴대폰 전략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25%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물론 시장상황에 따른 변동이 있겠지만 내년에는 휴대폰 판매가 1억1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대로 예상되는 올해 1억대보다도 10% 늘려 잡은 것이다. 아울러 10기가 MP3폰도 곧 출시해 고가,고기능 `프리미엄폰'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하지만 근래에는 거대시장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아시아권에서 펼쳐지고 있는 `저가 휴대폰'의 공세에 삼성전자 역시 하이엔드 전략 고수 여부를 놓고 멈칫거린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날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8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직접 들고 등장해 "첨단기술을 탑재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지함으로써 휴대폰 `제값 받기'를 실천하겠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 시장의 진입을 위해 다소 값싼 제품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엔트리 프리미엄(Entry Premium)'정책도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리더'라는 사업 비전을 제시하고, 삼성 휴대폰을 `내 손 안에 큰 세상'을 실현하는 최고의 제품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LCD = 이상완 LCD총괄 사장은 삼성전자와 같은 선도기업들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시장창출을 이끌고, 후발기업들은 고유의 시장을 찾아 기존의 라인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세워야만 한다고 말해 선-후발업체간 선을 분명히 그었다. 예전에는 후발업체가 선발업체를 따라가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됐지만 세대가 올라가면서 기술적, 투자적인 장벽이 높아져 더이상은 쉽지 않다는 논리에서다. 이는 현재 LG필립스LCD와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의 기술리더십과 투자력에 근거한 강한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올해 7-1라인에서 40인치 이상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내년에는 7-2라인에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LCD 시설에 대한 투자 대비 수익률이 휴대폰이나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과감한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내 5개 사업부문은 10-50%의 수익률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다"면서도 "LCD에 전체 비용의 26%를 투자해 36%의 수익을 냈는데, 이는 사내에서는 낮은 것이지만 LCD 업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올해 7세대 라인을 가동하면서 LG필립스LCD와의 경쟁이 격화돼 내년에는 공급과잉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업계가 모두 노력한다면 2010년 1억대 시장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LCD TV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 디지털미디어(DM) =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DM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자 "해외생산 비중이 90% 수준으로 해외 부문까지 합치면 흑자"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DM 부문의 부진은 반도체, 휴대폰, LCD 등 나머지 세 부문의 선전과는 뚜렷이 대비됐고, 전문가들의 눈에는 이 부분이 유독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최지성 DM총괄 사장은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디지털미디어총괄은 생산기준으로 3%대 이익률로, 세계 디지털가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이익율을 올린 업체중 하나"라며 유럽시장에서의 선전을 부각시키는 데 힘썼다. 아울러 그는 오는 2008년에는 매출 300억달러 달성을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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